스틸데일리 최양해 기자
▲ 스틸데일리 최양해 기자
현대제철이 비정기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새로운 수장과 각 부서를 이끌어갈 실무진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의 이번 조직개편의 취지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고객 통합관리와 기능 일원화를 통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조직명 변경을 통해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명확하게 했다는 것, 셋째는 봉형강과 판재류를 아우르는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는 멀티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방향성은 협력관계인 냉연 유통업체들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냉연 코일센터와 판매점의 관리체계를 손 본 것으로 알려졌다. 부서 명칭을 새 단장하고, 소관부서도 재배정했다.

그동안 유통업체 관리를 도맡았던 판재유통팀을 열연판매팀과 냉연판매팀으로 나눴고, 그 중에서도 자동차 연계물량을 보유한 냉연 코일센터들의 관리는 HKMC강판판매팀(옛 국내차영업팀)으로 넘겼다. 고객 관리와 업무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이유일 테다.

참고로 현대제철 냉연 유통업체는 코일센터와 판매점으로 나뉜다. 기준은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하는 자동차 연계물량(사급)을 가지고 있느냐다. 자동차 연계물량과 가공설비를 갖춘 곳은 코일센터, 그렇지 않은 곳은 판매점으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관리체계가 바뀌면서 일대 변화를 기대케 하는 곳은 냉연 코일센터다. 그동안 조금은 관성적이고 소극적이었던 코일센터들의 영업 행태에 강력한 변화가 요구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실제로 현대제철 냉연 코일센터들은 비교적 수익성이 좋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한 자동차 연계물량을 중심으로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반 유통시장 물량 확보에는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냉연 코일센터들의 일반 유통판매를 독려하는 것은 이전부터 지속해온 일이다. 다만, 자동차 연계물량 담당 부서와 유통물량 담당 부서가 각자 목소리를 내다 보니 추진력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을 통한 관리체계 변화가 당장 큰 변화는 아닐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냉연 코일센터의 경쟁력 강화를 독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단기간 눈에 띄는 변화는 어려울지 모른다. 다만, 그동안 두 곳으로 분산됐던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한 곳의 창구로 집중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정책의 일관성 유지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새로운 관리부처인 HKMC강판판매팀은 자동차 연계물량 비중이 높은 냉연 코일센터의 특성과도 딱 맞는다. 업무 연관도가 높은 만큼 실질적인 업무 효율성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한편으로는 주요 먹거리인 자동차 연계물량을 쥐고 있는 만큼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도 예상된다. 실질적인 일반 유통판매 확대 성과를 거둔 업체에는 혜택을, 그렇지 않은 업체에는 패널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어찌됐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냉연 코일센터들에게 일반 유통판매 확대를 독려하는 현대제철의 시도가 어떤 효과를 거둘지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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