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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희비 엇갈린 포스코-현대, 차이는 뭐였나
- 판재류 부진 만회한 ‘봉형강’ 부문 존재 유무
- 포스코 고정비 늘고 현대는 적자폭 축소 효과
2020-07-30 06:59  l  최양해 기자 (cyh@steelnsteel.co.kr)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지난주 포스코가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2분기 흑자전환 소식이 발표됐다. 국내 철강업계 양대 산맥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양사의 영업이익률이 역전된 건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3년 여 만이다. 당시 포스코가 10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하면서 현대제철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 만큼 양사 모두 실적 개선에 어려움이 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포스코는 적자를, 현대제철은 흑자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차이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 포스코엔 없고, 현대엔 있었다···‘효자 봉형강’
첫손에 꼽히는 건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상 차이다. 포스코엔 없고, 현대제철에는 있는 봉형강 부문이 2분기 영업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올 2분기 봉형강 부문 수익성은 철근과 형강 모두 개선됐다. 스틸데일리 DB에 따르면 국내 7대 제강사의 2분기 철근 스프레드는 톤당 38만 4천원으로 전분기 대비 5만 3천원 확대됐다. 평균치보다 낮았던 스프레드가 1개 분기 만에 껑충 뛰어 올랐다.

형강 스프레드도 확대됐다. 국내 형강 메이커의 2분기 H형강 스프레드는 톤당 50만 5천원으로 전분기 대비 1만 1천원 확대됐다. 철근보다 확대 폭은 크지 않았지만 봉형강 부문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참고로 스프레드 산정 기준은 제품 유통가격에서 중량A 철 스크랩 가격을 뺀 값이다.
◇ 자료: 스틸데일리DB
현대제철의 봉형강 부문 스프레드 확대 폭으로 한정하면 톤당 2만원을 웃돌았다. 하이투자증권이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현대제철의 봉형강 스프레드는 전분기 대비 톤당 2만 5천원 확대된 수준으로 약 500억원의 이익 개선 효과를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

봉형강업계 관계자는 “4~5월 원료로 투입되는 철 스크랩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했고, 제강사들의 최적생산‧최적판매 체제가 유지되며 유통가격을 방어한 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車 강판 가격 방어 덕?···“적자 폭 축소가 핵심”
봉형강 부문이 호조를 보인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의구심은 남는다. 과연 봉형강에서 확보한 수익성만으로 자동차강판 등 고로 제품 판매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주지하듯 포스코와 현대제철에게 자동차강판 판매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수익성을 담보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일뿐더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기 때문. 손익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다.

양사는 그런 자동차강판 생산 및 판매량을 2분기 들어 크게 줄였다. 코로나19로 자동차 공장이 멈춰 선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다. 연말까지 연 환산 100만톤 수준의 감산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갔다.
◇ 자동차강판 중심의 판재류 사업은 양사가 모두 부진했다 (사진=포스코강판)
상황이 이런 가운데 현대제철의 분기 흑자전환은 궁금증을 더욱 유발했다. 28일 현대제철 기업설명회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 배경이다.

당시 질문은 “포스코가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현대제철은 선방했다. 봉형강 부문이 아무리 좋았다고 하더라도 판재류 수익성이 받쳐줘야 할 텐데 비결이 무엇인가?”였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기아자동차향 자동차강판 판매가격이 동결된 영향이 적지 않았다. 유통향 ASP(평균판매단가)가 하락한 것과 별개로 수익성이 악화될 여지가 상대적으로 덜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품질 지표 개선에 따른 원가 절감효과까지도 언급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것만으론 현대제철 고로 사업 부문이 포스코보다 선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탄소강 ASP는 1분기보다 4만~5만원 낮아졌다. 현대제철도 비슷하다.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자동차강판 가격이 버텼다곤 해도 그것만으로 현대제철의 고로 사업 부문 부진을 만회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분기 흑자전환의 핵심은 ‘적자폭 축소’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던 사업 부문의 적자를 크게 줄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 고정비 증가한 포스코, 전기로 열연 끈 현대
그렇다면 비용 측면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2분기 손익을 가른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포스코는 조강 생산량 감소가 손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포스코의 올 2분기 조강 생산량은 7,793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전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광양 3고로 개수 이후 화입 시기를 늦추면서 기술적인 감산이 이뤄졌다.

이는 지난 2009년 2분기(7,132만톤) 이후 최저치인데, 포스코로서는 조강 생산량이 줄어들며 고정비 부담이 가중됐다. 더욱이 2분기 제품 가격 또한 하방압력을 받으며 원가는 오르고 판가는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었다.

반면, 현대제철은 그동안 수익성 부진으로 골치를 앓던 전기로 열연(박판) 설비를 멈춰 세웠다. 이미 연간 생산계획을 70만톤으로 낮춰 잡아놓은 것으로도 모자라 6월부터는 전면 폐쇄에 돌입했다. 현재 매각 추진 단계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기로 열연 설비는 작년 기준으로 6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만성적자에 시달렸다. 2분기 가동을 중단한 것이 손익 측면에선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 포스코 광양 3고로(왼쪽)와 현대제철 당진 전기로
특수강 사업 부문에서도 손실을 대폭 줄였다는 입장이다. 고가의 스크랩을 추가로 투입하여 품질을 잡았던 것에서 저가 위주의 재료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기술적 발전을 이뤘다. 원가 절감 성과가 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이투자증권 김윤상‧정지훈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의 경우 올 2분기 특수강 봉강 사업부문 손익 개선, 전기로 열연설비 폐쇄, 중국 SOC 개발 호조에 따른 중기계 수요 확대 등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800억원 가까이 줄어든 효과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종합해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올 2분기 손익 차이는 수익성이 좋았던 봉형강 부문의 존재 유무와 비용 증감 부분에서 판가름 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사의 고로 부문 수익이 동시에 악화된 가운데 다른 곳에서 적자 폭을 줄였던 현대제철의 행보가 흑자전환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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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해 기자  cyh@steelnste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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