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가전용 컬러강판 판매가 또 하나의 호재를 맞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가전사가 여름휴가 기간을 줄이거나 늦추면서 수요 회복에 청신호가 켜진 것.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올해 여름휴가 기간을 지난해보다 3일 축소했다. 오는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쉰다. 그마저도 냉장고 생산라인은 휴가 기간인 17일 하루 동안 특근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질적인 휴가기간은 단 3일에 그치는 셈이다.

지난해 여름휴가 기간이 7일, 재작년 여름휴가 기간이 6일 수준임을 고려하면 가전제품 주문량이 얼마나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에서 직원들이 ‘무풍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광주공장에서 직원들이 ‘무풍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LG전자도 여름휴가 기간을 조정한다. 8월 초까지 에어컨 등 일부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핵심기지인 창원공장의 여름휴가 기간을 뒤로 미룰 계획이다. 올해 에어컨 라인의 자동화율을 높이는 등 생산성을 강화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컬러강판 업계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7월 들어 늘기 시작한 신규 주문량이 3분기 내내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선적이 지연됐던 해외 수출 물량 또한 다시금 실려 나가고 있는 만큼 9월께에는 지표상으로도 회복세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컬러강판 업계 관계자는 “평년 수준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당장 3분기 판매 여건은 2분기보다 상당 부분 개선될 전망”이라며 “코로나19로 공장을 세웠던 해외 고객사(주로 개발도상국)도 침체된 경기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자세로 돌아선 만큼 당분간 수요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관점에서는 가전사들의 입장 변화도 생겼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수급 차질 이슈가 발생한 일부 컬러강판 제품에 국산화를 시도한다든지 구입 비중을 늘리려는 변화가 있다. 향후 행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컬러강판 업계의 가전 시장 두드리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에도 DK동신이 연산 5만톤 규모의 No.3CCL(연속도장설비)을 10월부터 재가동키로 결정했고, 동국제강은 내년 하반기까지 연산 7만톤 규모의 CCL 1기를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KG동부제철 또한 증설 계획 중인 신규 설비 4기 중 2기가 가전용 라인이다.

단면적으로는 가전용 컬러강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읽히지만, 궁극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점차 확대해가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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