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체들의 카타르발 LNG 운반선 수주 소식과 더불어 향후 추가적인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에 조선업체들의 사정은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후판업체들의 어깨는 여전히 무거워 보이는게 현실이다. 높은 선가의 선박을 수주했음에도 후판 사용량은 크게 적은 선박이 많아지면서 공급량인 줄어들고 수익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후판만 놓고 보자면 말 그대로 적자 판매라는 게 후판 업체들의 주장이다. 현재 국내 후판업체들의 생산능력을 살펴보고 향후 후판업체들의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지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 조선향 수주비중 갈수록 축소


국내 후판 수요를 이끌고 있는 조선산업의 경우 그간 중국에 의해 줄어든 수주와 경영 부실에 따른 구조조정 등 많은 부침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국내 후판업체들의 수요 역시 감소가 지속돼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최근 10년간 후판 수급 실적을 살펴보면 생산과 판매 모두에서 연간 900만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1,100만톤을 넘어서는 모습이 나타났으나 이후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고 지난해에도 952만톤의 생산과 955만톤의 판매에 그쳤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조선업체들이 재고를 크게 축소하고 있고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 해상 물동량 축소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부침이 이어지면서 향후 조선향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현실이다.

후판 업체 관계자들은 연간 950만톤의 후판 수요 가운데 조선향 비중은 5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올해는 코로나19와 조선업체들의 재고 감소로 인해 심할 경우 100만톤까지 수요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설비가동률 축소 우려 확대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 3개 업체의 생산능력은 지난 2010년 연간 1,390만톤 수준까지 확대된 바 있다. 국내 조선산업의 호황기와 더불어 중공업 부문에서의 성장 그리고 수출 확대에 이르기까지 후판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설비 과잉 부담이 가중되면서 동국제강이 포항1후판에 이어 2후판에 대해 설비 폐쇄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후 다른 업체들의 설비 능력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현재 국내 후판 업체들의 연간 생산능력은 1,200만톤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국내외 연간 후판 수요가 950만톤 수준이라고 가정할 경우 80% 수준의 설비 가동률을 기록할 수 있겠지만 올해는 이보다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더불어 향후 조선용을 비롯한 국내외 후판 수요에 대해 현재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여전히 일본과 중국산 후판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다가 국내 조선 수주 가운데 대부분을 LNG 운반선이 차지하고 있어 후판 수요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후판 수출은 무역제재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과 낮은 국제유가로 인한 대형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의 지연 등이 겹치면서 연간 후판 수요가 800만톤 대로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적자 판매 감내 언제까지?

후판업체 관계자들은 국내 후판 설비능력의 과잉과 이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가중된 상황에서 조선업체들과의 협상력 저하까지 발생돼 갈수록 적자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조선은 물론 다른 수요산업에서의 소요량 감소 가능성과 수출 확대 어려움 등이 겹칠 경우 올해 설비 가동률은 70% 수준도 실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간 국내 조선업계의 불황과 선가 하락은 후판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일 수 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후판 수주 감소와 수익성 감소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올해 후판 제품의 수익성 확보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아직 조선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은 진행중이고 이를 제외한 수요시장에서의 가격 역시 코로나19로 회복이 만만치 않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생산을 조절하고 싶지만 이 마저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내 공급이 줄어든 자리를 수입재가 차지할 것이란 우려 또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적자판매를 감내해야만 할지 고민해봐야 하는 상황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조선업계를 비롯한 후판 수요업체들과 국내 후판업체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가 늦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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