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의 YK스틸의 인수합의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의문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향후 대한제강의 선택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는 시장 구조적 문제는 차치하고 장부상 숫자로 알아볼 수 있는 매입가격의 적정성과 일본 야마토공업의 수익 등을 심도 있게 파헤쳐봤다.[편집자주]

대한제강 YKS 매입금 468억 원, 합리적인가?

대한제강은 지난 19일 YKS의 지분 51%를 468억 원에 매입하기로 합의하면서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YK스틸 인수에 대한 소문을 매듭지었다.

YKS는 존속법인인 YK스틸의 물적분할을 통해 탄생한 신규법인으로 토지를 제외한 기존 YK스틸의 철근 사업 관련 구축물과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인즉슨 대한제강은 기존 YK스틸의 토지를 제외한 철근 사업 관련 구축물과 경영권의 지분 51%를 468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는 뜻이다.

468억 원이 과연 합리적인 가격인지에 대해서는 업계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지만 감사보고서만 놓고 살펴본 바로는 대한제강은 YKS의 실제 추산가치보다 저렴한 가격에 인수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9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YK스틸의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가치는 약 3,130억 원이다.

여기에 YKS가 보유하지 않은 토지대금 971억 원과 철근 사업과 무관한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매도가능증권 등이 포함된 887억 원을 제외하면 YKS의 가치는 약 1,272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YKS의 지분 51% 실제 가치는 약 648억 원으로 대한제강이 매입한 가격인 468억 원보다 약 180억 원 높다. YK스틸의 경영 프리미엄까지 더한다면 대한제강의 이번 인수는 꽤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

야마토공업 한국시장서 얼마나 벌어들였나?

야마토공업이 한보 부산제강소를 매입한 직후인 2003년 YK스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야마토공업은 YK스틸에 자본금 50억 원과 유상증자로 인한 주식발행초과금 940억 원 등을 포함해 약 99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지난 17년간 야마토공업이 국내에서 거둬드린 수익은 얼마일까?

우선 배당금이다. 야마토공업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YK스틸의 배당금은 야마토공업의 수익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야마토공업은 지난 2006년 270억 원,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매년 60억 5,000만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총 배당금액을 계산해보면 약 694억 원이다.

이번 대한제강과의 협상에서 제강사 운영에 필요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을 제외한 유동자산도 야마토공업의 수익에 포함됐다. 2019년 기준 YK스틸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817억 원, 단기간에 현금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단기금융상품 50억 원, 매도가능증권 20억 원 등을 더하면 887억 원이다.

이번 인수협의에 들어가지 않은 토지대금도 수익으로 봐야 한다. 특히, 장부상 토지대금은 917억 원으로 지난 17년간 변동이 없지만 보고서상에 표기된 부산공장 토지의 공시지가는 약 1,722억 원 수준이다. 공시지가가 매년 오르고 있어 평가 금액도 매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한제강이 YK스틸의 물적분할 회사인 YKS의 지분 51%를 매입하면서 지불하기로 한 468억 원과 나머지 49%의 실제 지분가치인 623억 원도 수익으로 합산할 수 있다.

배당금과 유동자산, 토지 공시지가, 매각금액 등을 합친 총수익은 약 4,394억 원이다. 여기서 야마토공업의 투입금 990억 원을 제외하면 최종 수익은 17년 간 약 3,404억 원으로 추산된다. 연간 약 200억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나아가 일반적으로 공시지가가 시세의 65.5%를 반영하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토지가격은 2,0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향후 토지 임대료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야마토공업이 가져가는 돈은 최소 4,000억 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인수합의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자로 불릴 만 하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