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의 YKS(YK스틸의 물적 분할 된 생산 판매 법인) 인수가 남부지역 철 스크랩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남부지역의 철 스크랩 시장의 구매 경쟁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시장의 경쟁 격화와 소비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또 부산 경남 시장만 놓고 보면 대한제강 납품사들의 성장 가능성이 커진 반면 YK스틸 납품사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1. 단기 시장 큰 영향 적은 듯

- 수급은?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제강이 YKS의 경영권을 인수하더라도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근 양사의 철 스크랩 소비량은 월 평균 15만 톤 정도로 추정된다. YK스틸보다 대한제강이 철근 감산에 적극적이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YKS의 철근 생산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 대한제강 중심의 통합 구매 의미는?

내용적으로는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제강을 중심으로 사실상 양사의 통합 구매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철 스크랩 구매 규모로는 동국제강에 이어 2위 규모이며, 남부 시장에서 한국철강을 제치고 1위 소비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제강사의 감소로 철 스크랩 구매 경쟁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부 시장, 특히 부산에서 양사 통합구매의 지배력과 영향력은 커지게 될 것이다.

공급부족 시장에서 구매량이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은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니다. 남부 시장에서 통합 회사의 구매 비중은 약 25% 남짓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지배력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통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대한제강 납품사들은 물론이거니와 YKS의 납품 협력사들과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가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남부지역이 구조적으로 공급부족 시장이고, 많은 제강공장이 산재해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대한제강 통합 구매의 리더십이 어떻게 작동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납품사 지각 변동 가능성은?

대한제강이 YKS에 대한제강의 구매 정책을 이식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제강의 철 스크랩 조달 체계는 3개의 대형 납품사를 포스트로 중간 납품사를 다수 포진시켜 구매의 안정을 꾀한 형태이다. 반면 YSK는 1개의 대형 납품사와 중소규모의 납품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납품사들의 체력면에서는 대한제강 납품사들이 앞선다는 평가이다.

이렇게 본다면 대한제강은 YKS의 납품사들의 규모 확대 및 체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YKS의 납품사들의 체력이 빠르게 강해지지 않을 경우 대한제강 납품사에게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대한제강 납품사 중 일부는 YKS에 대한 납품 가능성을 점치면서 재도약의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

YKS 납품사들의 적응력도 단기적으로는 변수가 될 것이다. 대한제강은 감량 대신 퇴송을, YK스틸은 퇴송대신 감량 정책을 써 왔다. 또 대한제강은 중량만 맞는다면 혼적을 하더라도 문제를 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중량류 구매에 강점을 가져 왔다. YK스틸은 가공품과 압축품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제강공장의 조업 패턴이 갑자기 선회할 가능성은 적다. 이에 따라 구매 방식도 단기간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 정책은 대한제강 중심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YK스틸 납품사들과의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초기에는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대한제강 통합구매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규모에 맞는 리더십과 수급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기존의 구매 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상당한 혼선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 장기적으로는?

장기적으로는 남부시장에는 수요와 경쟁 강도가 약해질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과 중부시장에는 반대 방향으로 작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제강은 YK스틸의 지상권만 인수했다. YKS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선언’이다. 충남 당진의 석문공단에 공장 부지 인수와 맞물려 생각하면 YKS의 폐쇄가 전제된 인수가 확실해 보인다.

대한제강과 YKS의 철근 생산능력은 연간 260만 톤 정도이다. 제강 능력은 대한제강 녹산 공장이 100만 톤 규모이다. 대한제강이 기존 생산능력을 유지한다면 당진에 150만 톤 규모의 제강공장이 들어서게 된다.

대한제강으로선 지금(YKS 제강능력 포함)보다 약 50만 톤 정도 제강 능력이 커지는 것이자 수도권 시장에 대형 전기로 공장이 새로 추가 되는 것이다. 지금보다 이지역에서 구매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수도권과 중부시장은 과거 동부제철(현 KG 동부제철)의 전기로 가동 시기와 유사한 경쟁 구도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남부지역은 YKS의 퇴장과 함께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특수형강의 투자 확대로 급격한 소비 감소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특수형강은 칠서공장에 연산 70만 톤 전후의 철근 형강 콤비네이션 생산 라인을 신설을 검토 중이고, 이 라인이 설치된다면 한국특수형강의 상공정 생산 효율성이 향상돼 철 스크랩 소비가 늘어나게 된다.

한국특수형강은 연간 약 30만 톤 정도 빌릿을 외부에 판매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철 스크랩 소비는 약 40만 톤 정도 순증하게 된다. YKS가 퇴장하면서 80만 톤 정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지역의 실질 소비 감소는 40만 톤에 그칠 것이다.

YKS의 이전으로 대한제강 녹산공장의 구매 경쟁력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지역내 철 스크랩 납품사들에게도 적지 않은 지형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YKS의 대형 납품사들의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

대한제강은 YKS의 설비 이전과 폐쇄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빠르면 약 2~3년 내에 현실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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