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수입 철 스크랩 비중을 낮추고 있다. 계약 잔량도 평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 현대제철이 수입 철 스크랩 비중을 낮추고 있다. 계약 잔량도 평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제철의 국내산 철 스크랩 구매 집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제철의 일본산 계약 잔량이 20만 톤대 중반으로 줄었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일본산 철 스크랩 계약 잔량은 지난해 말 한때 60만 톤을 넘기도 했으며, 평소 계약 잔량은 50만 톤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수입 철 스크랩의 계약 잔량 감소는 현대제철의 소비량 감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산 철 스크랩 구매 강화 때문이다.

앞으로도 현대제철의 계약 잔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 수입 계약 양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일본 철 스크랩 계약은 크게 1) 장기 계약 2) 공동 야드 3) 스폿 입찰 구매가 조달의 축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일본에서의 현지 입찰도 추가됐다.

올해 스폿 입찰을 중단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고, 2분기 장기 계약은 하지 않았고 3분기 장기계약은 재개했다. 장기 계약은 대체로 신다찌의 안정 조달이 목적이었다. A열연 공장의 가동이 중단돼 신다찌 소비가 줄어들어 장기 계약 양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산 철 스크랩 공급사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가격 중심의 구매를 하고 있어 가격이 상대적으로 국산보다 비싼 수입품은 계약이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일본산 철 스크랩의 월간 수입량은 약 20~25만 톤 정도였다. 5월과 6월에는 10만 톤대 초반으로 줄었다. 수입량을 대폭 줄였지만 계약 양이 적어 계약 잔량의 감소 속도가 더딘 것이다.

- 계약 잔량 평소의 절반 ... 국내 철 스크랩 구매 집중현상 더 심화 될 듯

현대제철의 수입 철 스크랩 구매 기피는 비단 일본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올해 미국산 대형모선 계약은 2카고에 불과하고, 3카고를 계약한 동국제강보다 오히려 적다. 현재 미국산 계약 잔량은 없다.

러시아산 철 스크랩 계약 잔량은 약 4~5만 톤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이 보유한 총 수입 철 스크랩 잔량은 25만 톤 정도로 추정된다. 스폿 입찰 중단, 2분기 장기 계약 중단에도 불구하고 2개월간 20만 톤 대 중반 계약 잔량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도 줄었지만 그만큼 국내 철 스크랩 구매에 집중한 것이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감산 등으로 수요가 줄었고, 조만간 하절기 보수가 시작돼 철 스크랩 소비가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수입 철 스크랩이 극단적으로 적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가격 중심, 국내산 철 스크랩 중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 철 스크랩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의 국내 철 스크랩 비중은 지난해 60% 중반에소 올해는 70%대로 늘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봉형강 제품의 가격 경쟁을 고려할 때 철 스크랩 수급 안정을 명분으로 경쟁사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의 국내 철 스크랩 구매 집중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내 놨다. 철근 형강 등 제품 판매 파트에서는 제품 가격 경쟁을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철 스크랩 유통업계에서도 "현대제철이 대량으로 수입해 인위적으로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을 하향 안정시켰다. 현대제철의 수입 감소로 국제가격에 동조화하는 현상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경쟁 제강사들은 "현대제철의 수입 감소는 공급 부족심화와 스크랩 및 제품 가격 상승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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