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주석도금강판(이하 석도강판) 업계의 어려움이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내수와 수출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판매 여건만 놓고 보면 오히려 더 악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수출 시장에서 어려움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말부터 감지됐던 하방압력에 코로나19 확산까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석도강판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4% 감소한 11만 7,702톤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내수는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양상을 뗬다.
일각에서는 해외에서 통조림 사재기가 성행하면서 이와 관련한 식관 수요가 단기간 급증할 것이란 기대도 품었지만, 현실화하진 못했다.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가보다는 납기가 얼마나 빠른지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현지 로컬밀이 특수효과를 누렸다.

최근에는 환율 변동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달러당 1,200원대를 유지했던 환율이 쭉쭉 떨어지고 있기 때문. 실제로 5월 말까지만 해도 달러당 1,230원을 웃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10일 기준 달러당 1,190원까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를 기록한 건 2분기 들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환율 변동으로 인해 내수 시장으로 들어오는 수입재가 증가하고, 수출 여건도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고 원자재 구매 유동성이 부족한 메이커일수록 부담감이 더욱 클 전망이다.

석도강판 업계 관계자는 “부진한 시황에도 높은 원/달러 환율이 버팀목이 되어줬다. 수입재 대비 가격경쟁력을 높여줬고, 수출량 감소에 따른 피해도 줄여줬다. 수요가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진다면 그 부담감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네이버금융
▲ 자료: 네이버금융
수입재 방어와 별개로 내수 수요 자체도 단기간 회복하기 힘들어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외식사업과 유흥사업이 위축됐고, 주류 매출이 크게 줄었다. 그 여파는 병뚜껑, 캔 등에 사용하는 식관용 석도강판 매출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실제로 주류업계는 올 1분기 유흥시장 주류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오비맥주가 청주 공장을 4주간 멈춰 세우는 등 주류 소비량 감소세가 지속하는 상황이다. 석도강판 업계로서도 연쇄피해가 우려된다.

연말에도 악재가 겹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7일 태국 정부가 제소한 반덤핑(AD, Anti Dumping) 조사 예비판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 (AD와 관련한) 의견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될 가능성도 있지만,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참고로 태국은 국산 석도강판 수출국 중 단일 국가로는 최다 물량을 판매하는 지역이다. 2019년 기준 전체 18.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통조림 등 식관용 석도강판 주요 수출국으로 꼽히는 만큼 반덤핑 조사 결과에 따라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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