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입장에서 6월은 올해 최대 고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4개월 만에 판매 목표 80만 톤 하회
본지 조사결과 7대 제강사들의 6월 판매목표는 79만 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3년 간 6월 평균 판매량과 비교해도 약 15만 톤가량의 큰 차이를 드러낸다.

제강사들이 6월 판매 목표를 낮게 잡은 이유는 과거 데이터를 통해 6월 수요를 미루어 짐작한 결과다.

통상적으로 6월은 이른 장마와 혹서기 등 계절적 비수기가 도래함에 따라 구매자들이 비축물량을 쌓아두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이에 따라 매년 5월에 비해 판매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철근과 세트를 이루는 레미콘 파업이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일부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부산‧경남 지역 레미콘 파업은 운송업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쪽으로 일단락 났다.

하지만 운송업자가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이 마무리된 부산‧경남지역 레미콘 파업은 전국 각지에서 유사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당장 6월 1일부터 광주‧전남지역 레미콘 파업이 시작됐다.

해당 지역에 납품 현장을 보유하고 있는 제강사 입장에서는 항상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아가 철근 업계는 수도권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4월로 돌아온 가격
제강사의 6월 철근 판매가격은 3개월 연속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건설향 65만 원, 유통향 64만 원이다. 아울러 5월 중순 이후 줄어든 수요 탓에 시중 철근 유통가격은 64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가격만 놓고 본다면 제강사가 가공수주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던 4월 초와 동일한 조건이다.

단 한 가지 당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원료인 철 스크랩 가격이 4만 원 이상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면 6월 판매가격과 시중 유통가격은 4월 수준이지만 제강사 입장에서 손에 쥐는 이익은 4월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수급조절 의지는 언제까지?
사실상 6월은 제강사가 스스로 손을 쓸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요소에 따라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원료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어느 정도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 입장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당장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적절한 수급조절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7대 제강사가 언제까지 수급조절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쉽지 않은 6월이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온 최적생산체제로 인해 제강사의 피로도도 유통업계 못지않게 쌓여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지간한 각오로는 수급조절의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시장의 정상화를 꾀하고 있는 제강사의 의지가 계속해서 힘을 발휘할지 아니면, 과거의 흐름대로 시장이 다시 변모하게 될지는 결국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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