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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논단] 국내 철강시장 안정화를 위한 최선의 방안
- 수출의 내수전환 물량 일부 정부 구매 비축 필요
2020-06-01 07:20  l  유승록 S&S 철강산업연구소 부소장 (ysr@steelnsteel.co.kr)
 
◇ S&S 철강산업연구소 유승록 부소장
코로나 19로 철강재 수출 주문이 거의 끊기다시피 하고 있다. 생산량의 약 40%, 3,000만 톤 이상의 철강제품을 매년 해외에 수출해야 하는 국내 철강업체 입장에서는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들이 수출 감소분을 국내시장으로 전환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철강업체들의 대책은 수익 악화, 급격한 구조조정과 같은 심각한 문제와 역효과를 국내 시장에 일으킬 수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강회사들의 뼈를 깎는 노력에 더하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절실하다. 코로나19라고 하는 특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수출을 내수로 전환할 때 가장 먼저 타깃(Target)이 되는 것은 수입재 시장일 것이다. 2019년 한국은 총 1,700만 톤의 철강재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하였다. 표면적으로는 수출 감소분 중 일부를 수입시장이 수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수출용 철강재는 자동차용강판과 같은 고부가 제품이 대부분인 반면 국내 수입 철강시장은 저가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입제품 중에는 일부 특수강이나 특수용도에 사용되는 필수 수입재도 있지만 그 물량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입재 시장을 목표로 수출을 내수로 전환한다면, 제품 품질 자체를 수입 시장에 부합하도록 변경해야 하고 동시에 가격도 낮추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중국, 일본산 수입제품에 대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결국 수익성 하락으로 연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가동률을 확보해야 하는 철강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현재 한국으로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철강업체들이 한국에서의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서 추가적으로 가격을 인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대만이나 러시아 등 새로운 국가들이 한국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최악의 경우에는 국내 철강가격과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여 급기야 국내 철강업체들은 구조조정이라는 심각한 위기로 내몰릴 수도 있다.

수입 시장의 탈환이 쉽지 않을 경우, 내수시장을 두고 국내 업체들 간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불가피하다. 국내 철강 내수규모는 점진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에서 전환된 물량을 받아 줄 수 있는 여지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내수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수입재 시장을 제외하면 약 3,600만 톤(2019년 명목소비 5,300만 톤에서 수입량 1,700만 톤을 제한 물량)에 불과하다.

수출량 3,000만 톤 중 30%만 내수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900만 톤에 이른다. 국내 시장에서 900만 톤의 추가 수요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기존 3,600만 톤의 시장을 두고 국내 업체들 간에 벌어지는 Zero Sum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철강재는 속성상 소규모의 과잉공급에도 가격이 크게 하락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내수전환 정책은 결국 국내 철강제품의 가격하락과 수익성 하락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미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은 수년간 하락하여 왔다. 추가적인 가격 하락은 추가적인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수많은 국내 철강업체들을 심각한 위기로 몰아갈 것이다.

현재 국내 철강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수출 감소의 내수전환 정책은 어떠한 경우든 국내 철강업계와 산업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따라서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내수전환 정책을 중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철강생산 시설의 가동중단을 야기하게 되고, 나아가 기업파산, 실업증대 등 국가적으로 더욱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가동중단을 야기하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철강업체들은 어려운 여건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을 추진하여 내수로 전환하는 양을 최소화해야 한다. 동시에 가동률을 조정하여 수출대상 양을 근원적으로 축소시킬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방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해외 시장 상황은 일정 양의 내수 전환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이 불가피하게 내수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물량에 대해서는 국내 철강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차원에서 일정부분 정부 자금으로 구매하여 비축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미 언급하였다시피 수출의 내수 전환은 국내 철강시장을 단기간에 위기로 내몰 수 있고, 이는 결국 국내 철강사들의 구조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코로나19로 국내 실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산업마저 구조조정 위기에 처한다면 국가경제 전체가 더욱 큰 위기로 치달을 수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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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록 S&S 철강산업연구소 부소장  ysr@steelnste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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