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했던 2020년 1분기가 끝나간다. 곧 지난해 연간 사업보고서 발표를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본지는 이에 앞서 지난해 냉연도금 판재류 주요 3개 업체의 연구개발 실적과 동향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기준은 각 사별 연구개발 실적 발표 시점을 동일하게 적용하기 위해 작년 3분기 사업보고서(2019. 11월 공시)로 통일했다. [편집자주]

2019년 냉연도금 3社 연구개발 실적 탐구
①포스코강판 ②동국제강 ③KG동부제철

시리즈 두 번째로 다룰 업체는 동국제강(부회장 장세욱)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냉연도금 판재류 연구개발 주요 실적으로 총 6가지 항목을 명시했다. ▲고강도 CR/EGI 제품 개발 ▲냉연강판 열처리 사이클 개선 ▲글라스펫 라미나강판 제품군 개발 ▲특수 열경화잉크를 이용한 프린트 PCM 개발 ▲슈퍼 RMP 개발 ▲벤딩웨이브 강판 상업화 및 다양화 개발 등이다.

특징적인 것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는 점이다. 날로 강화되는 무역규제와 공급과잉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처사로 풀이된다. 특히 슈퍼 RMP와 벤딩웨이브 강판의 경우 올 한해 시장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 내후성까지 보증하는 ‘슈퍼 RMP’
먼저 주목할 만한 건 ‘슈퍼 RMP’다. 이 제품은 기존 RMP(폴레에스터수지 강판, Regular Modified Polyester Coated Steel Sheet)의 단점을 보강하여 상품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우수한 폴리에스터 수지를 적용하여 강판 표면 경도와 내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후성의 경우 보증까지 내걸 정도다.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 컬러강판 메이커가 RMP 제품에 대해 보증서를 발행하지 않는다. 외장재로 사용할 경우 3~5년 뒤 변색이 일어나기 때문”이라며 “반면, 슈퍼 RMP는 일정 기간 보증을 약속할 정도로 내후성에 강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의 고급 건재용 컬러강판 럭스틸 (사진=동국제강)
▲ 동국제강의 고급 건재용 컬러강판 럭스틸 (사진=동국제강)
기존 RMP가 갖고 있던 강점을 살린 점도 눈에 띈다. 우수한 가공성을 활용해 미세 질감까지 부여할 수 있게 했다. 색상과 광택의 다양한 선택 폭과 가공성은 유지한 채 심미적 요소까지 더한 셈이다.

RMP가 건축용 지붕재, 벽채, 내장 패널 등 다양한 곳에서 범용재로 쓰이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성 확보에도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 고급美 극대화한 ‘벤딩웨이브 강판’
지난해 6월 개발 소식을 알린 ‘벤딩웨이브(Bending wave) 강판’도 눈길을 끈다.

2년여의 연구 끝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제품은 철판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해 3D 입체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웨이브 형태의 엠보싱과 부드러운 질감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특히, 동국제강은 국내 PCM(Pre-Coated Metal) 업체 최초로 컬러강판에 웨이브 엠보싱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기존 엠보싱 강판에 표현할 수 있던 정형화된 무늬에서 벗어나 유려한 형태의 웨이브 엠보싱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이 개발한 벤딩웨이브 강판. 웨이브 패턴을 적용한 미려한 표면이 눈에 띈다. (사진=동국제강)
▲ 동국제강이 개발한 벤딩웨이브 강판. 웨이브 패턴을 적용한 미려한 표면이 눈에 띈다. (사진=동국제강)
발전한 건 웨이브 패턴 구현능력 뿐만이 아니다. 동국제강은 ‘양면 마이크로 엠보싱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제조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서 웨이브 형태의 엠보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레이저로 강판 뒷면을 하나씩 성형해야만 했다. 가공시간이 길어 생산성은 낮고 제조비용은 높았다”면서 “양면 엠보싱 기술을 도입한 이후로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제조비용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벤딩웨이브 강판은 TV 후면, 냉장고 등 주로 가전제품에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가전사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며 지속적인 수요 창출에 힘쓸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냉장고에 적용된 동국제강 컬러강판(사진=동국제강)
▲ 냉장고에 적용된 동국제강 컬러강판(사진=동국제강)
이밖에도 동국제강은 향후 가전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군으로 판매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에어컨 실외기, 건조기 등 늘어나는 고내식 강판 수요에 맞춰 ‘GIX/GLX’ 판매를 확대하고 글라스펫(GLASS-PET)을 적용한 라미나강판 제품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글라스펫의 경우 소재를 직접 생산 및 공급하려는 계획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동국제강은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 개발로 컬러강판 업계를 이끌어 갈 전망이다. 장세욱 부회장은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넘버원 컬러 코팅 기업으로서 컬러강판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격적인 연구개발 활동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