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 스크랩 재고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 일본의 철 스크랩 수출 야드
▲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 스크랩 재고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의 철 스크랩 수출 야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 스크랩 재고 확충이 필요한 것 같다” 제강사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일본의 물류 상황 변화에 대해 주목하는 관계자들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미국이나 유럽처럼 이동 제한조치를 발동하거나 물류에 차질이 생길 경우 한국 철 스크랩 수급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강사들은 동아시아에서는 중국 우한을 제외하곤 봉쇄나 이동 제한이 발동된 바 없고, 미국이나 유럽처럼 일본의 공공의료가 허약하지 않아 물류 마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일본 정부도 극단적인 도시 봉쇄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미 미국과 유럽등에서는 이동 제한조치가 발동 중이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4월 19일까지 한달간 철 스크랩 야드의 운영이 중단됐다. 또 영국에서는 야드 폐쇄가 이어지고 있어 일본의 확진자 증가를 마냥 먼 나라 얘기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된 것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일본에서 코로나19 관련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주목해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일본이 올림픽 개최를 목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검사에 소극적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올림픽이 연기된 만큼 확진자도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일본의 물류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철 스크랩 시장은 공급부족으로 전환되고 가격 상승과 수익성 악화에 따른 제강공장 가동 중단 등 다양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본 철 스크랩이 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바이러스로 물류가 차단될 경우 뾰족한 대안 마련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제강사들은 일본산 수입이 한두달 중단될 경우 국내 철 스크랩 조달에 구매력을 집중하는 한편 극동 러시아와 미국 철 스크랩 구매를 늘려 수급에 숨통을 틀려고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본 철 스크랩 비중이 높아 근본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현재 한국 제강사의 철 스크랩 재고는 1주일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재고가 많은 곳도 3주 사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린다면 한국 제강사에 영향이 바로 전달되는 구조다.

제강사 관계자는 “지금은 여느때보다 변동성이 크다. 재고가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재고를 확충해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일본 철 스크랩 수입량은 386만 톤에 달했다. 자가발생 철 스크랩을 포함한 지난해 전체 철 스크랩 구매량 2,770만 톤의 14%가 일본산 철 스크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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