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S Bank Analyst 이은영
▲ DBS Bank Analyst 이은영
전세계적 철강 수요 공백 불가피

1월말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한이 봉쇄되었을 때 중국에서의 철강 수요 둔화를 가장 우려했다. 중국 철강수요의 63%가 건설산업에서 소비되는데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중국내 주요 건설활동이 둔화될 것이 분명했다. 우한이 중국 자동차 생산의 10%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도시였던 만큼 중국 철강 수요의 26%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 역시 생산축소와 연관효과를 감안했을때 제조업에서의 철강 수요도 감소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정자산 투자는 1~2월 중 25% 감소했고 특히 제조업 부문의 투자는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제조업의 가동율은 2월까지 50%를 하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중국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1월과 2월에 각각 28%, 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의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중국 제조업 가동률은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3월중에는 70%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젠 중국의 철강 수요만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 유럽의 각국이 도시 봉쇄 조치와 주민들의 자택 격리를 속속 도입하고 있고 미국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3월말까지 전면 가동중단을 선언하였다. 뿐만 아니라 인도가 25일 부터 전국의 봉쇄량을 내리면서 대부분의 산업이 중단되게 되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바이러스 확산 초기에 진입하면서 대부분 국경봉쇄 및 외출금지로 생산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철강 수요는 예측할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태로 빠져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신과 치료젝의 개발이 완료되기 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을 제약할 수 밖에 없어 2020년 철강 수요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 해 보인다.

철강 생산감소 예상되나 공급과잉은 심화될 전망

철강 생산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여러 분석기관 따르면 2~3월중국의 철강 생산은 약 7백만에서 천만톤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실제로 주간단위로 발표되는 중국의 일평균 생산량은 2019년 4분기 대비 일 평균 약 30만톤내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 철강 설비가 25% 집중되어 있는 허베이성 당산지역의 고로 가동률 또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철강업종이 생산측면에서 받는 타격은 수요업종에 비해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철강업종의 특성상 조업을 유연하게 조정하기가 어려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연장된 춘절 연휴기간중에도 대형 고로사를 중심으로 한 생산은 계속되었다. 또한 중국내 물류 단절에 대한 우려와 브라질의 폭우로 인한 출하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철광석의 공급은 생산에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은 지속되나 수요는 크게 위축됨에 따라 중국내의 재고는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주요 도시의 시중재고는 2019년 말대비 2배이상 증가하였으며 특히 봉형강류의 재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아니라 철강 Mill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도 일평균 12백만톤 수준에서 20백만톤으로 급증하였다. 철강시장의 공급과잉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최근 들어 중국의 확진자 수가 급감하면서 속속 주요 공장과 산업현장의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재고의 증가세가 멈추고 소폭이지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강가격 하락 vs. 견조한 철광석 석탄 가격

한편, 춘절연휴를 끝내고 Shanghai Futures Exchange가 열리자 마자 철강가격은 일인 하한선까지 하락하였다. 중국의 열연 및 철근 가격은3월 24일 RMB3,390/ton (c.US$480/ton, VAT 포함)과 RMB3,727/ton (c.US$528/ton, VAT 포함) 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춘절연휴 전보다 12%와 6% 하락한 것이다. 철강가격의 하락세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2019년 연간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가격수준은 한계상황일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철광석과 석탄가격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각 품목의 공급측면의 요인으로 인해 견조한 시세를 시현하고 있어 cost push의 영향으로 가격이 지지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다면 철강가격은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광석의 경우 브라질의 Vale가 1분기 생산량을 큰폭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80~90불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석탄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내 석탄 광산에 조업을 축소시킴에 따라 중국내 공급이 위축되고 있다. seaborne 석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Anglo American의 호주의 석탄광산의 붕괴사고 및 Teck Resources가 폭우로 1분기 판매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연초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마진 하락 예상, 판매량 유지가 실적의 관건

Spot 철강가격 및 원재료 가격을 기준으로 한 중국 철강사의 내수 판매의 Spread는 US$170/ton, 수출의 경우 US$140/ton 까지 하락하였다. 가동 축소에 따른 고정비 증가를 감안하면 철강사들은 한계이익에 도달해 있다고 판단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1분기 보다 오히려 2분기의 수익성이 더 악화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판매량의 유지가 실적이 얼마나 악화되는가를 가늠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다.

경기 악화와 성장률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각국이 지속인 금리 인하와 대규모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어 바이러스가 물러가면 예상보다 높은 수요증가와 가격 상승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퇴치가 선행되어야 하기에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또한 이미 환자수가 줄어들고 있는 중국이 철강증산과 수출확대를 할 경우 국내시장에 더 큰 시름이 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내수시장 및 기존 고객의 수성과 보수적인 재무관리가 필요한 때이다.


[약력]
1992.02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본대학원 졸업
1993.01 대우경제연구소
1994.03 포스코 경영연구소
1999.10 LG 투자증권
2005.01 미래에셋 증권
현, DBS Bank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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