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철재가 새로운 도약을 모색 중이다. 고려철재의 빈옥균 대표를 만나 지난해 실적과 성장 계획에 대해 들어 봤다. [편집자 주]

한국의 대표 철 스크랩 업체로 성장한 고려철재 빈옥균 대표가 내실과 성장 모두를 만족하는 사업계획 구상에 들어갔다. <사진> 고려철재 빈옥균 대표
▲ 한국의 대표 철 스크랩 업체로 성장한 고려철재 빈옥균 대표가 내실과 성장 모두를 만족하는 사업계획 구상에 들어갔다. 고려철재 빈옥균 대표
Q> 지난해 많은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이 어려웠다. 고려철재는 어땠나?

A>빈옥균 대표 : 다른 업체들처럼 많이 힘들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가격이 폭락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였다. 그래도 우리는 매출양이 늘어나 매출액은 전년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Q> 국내 철 스크랩 소비가 줄었는데 매출 량이 늘었나?

A> 매출량이 늘어난 것은 1) 아산공장 야드 확장 2) 현대제철의 국내 철 스크랩 구매량 증가 등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8년 아산공장 확장 사업을 마무리했다. 야드가 1만 2,000평으로 늘어났다. 처리 능력 능력이 향상돼 지난해 매출양은 전년대비 약 20% 늘어난 27만 톤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2014년의 30만 톤에 비해선 적지만 야드 확대가 매출을 늘리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매출양은 늘었지만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으로 매출액은 2018년과 비슷한 1,010억원 정도에 그쳤다.

Q> 고려철재 아산 공장에는 상당한 투자가 된 것 같다.

A> 우리가 아산에 터를 잡은 지 15년 됐다. 현대제철이 한보철강을 인수한 후 함께 내려와 아산에 자리 잡았다. 전 임직원이 뜨거운 열정으로 불철주야 열심히 노력했고, 지인들이 아산공장 안착에 도움을 많이 주셨다.

아산공장을 지으면서 중점을 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물류에 강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국내 최대 제강사인 현대제철 납품사로 모범적인 야드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터를 잡은 곳이 아산의 45번 국도변이다. 45번 국도는 중부와 서부를 잇는 국가 기간 도로이다. 이 도로 인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빠른 납품이 가능했을 뿐 아니라 영업범위가 평택, 음성, 이천, 당진, 제천, 대전, 화성, 서산까지 광범위하게 형성됐다. 영업지역에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자동차 관련업체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가장 모범적인 철 스크랩 사업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다.

Q> 어려운 때에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입지와 투자 때문만은 아닐 것 같다. 거래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A> 경쟁력은 야드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야드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현재 아산공장만 약 150개의 거래처가 있다. 이들 업체와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우리와 특별한 관계가 필요한 업체에 대해선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선 집게차와 같은 장비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우리의 이익이 좀 줄더라도 거래처와 공생하는 길을 모색 중이다.

또한 품질이 안정적인 업체에 대해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Q> 투자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현재 제강용 압축기 2기 주물용 압축기 1기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철재 규모의 회사로선 장비가 적은 편이다.

A> 올해 하반기 중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공설비 투자를 검토 중이다. 길로틴은 대상은 물론 중상까지 보유하고 있어서 중복투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해외 업체의 사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데 그 중 파쇄설비를 눈여겨보고 있다.

얼마 전부터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제한해 일본과 한국 모두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 조만간 한국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모두 한국에서 처리해야 할 시대가 올 것이다. 특히 폐 가전 제품 재활용 사업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여기에 맞춰 파쇄설비와 같은 가공설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연말까지 투자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Q> 향후 계획이 있다면?

A> 고려철재는 현대제철 납품 업체이다. 아산 공장은 당진제철소에, 부평공장은 인천공장에 납품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철 스크랩 수요가 줄어 모두 고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급도 향상과 함께 수입을 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고려철재와 납품업체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철 스크랩 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려철재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야드 확장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현대제철의 국내 철 스크랩 구매 강화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현대제철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선제적인 투자와 준비를 할 예정이다.

아산공장에는 새로운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부평공장은 이전을 고민 중이다. 부평공장 인근이 더 이상 철 스크랩 사업이 용이한 지역이 아니게 됐다. 산업단지에 입주했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부평공장 인근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마땅한 부지가 없다면 김포 화성 시화까지도 넓혀 이전을 생각하고 있다.


Q> 하고 싶은 말씀은?

A> 올해로 철 스크랩 업을 한지 30년째이다. 91년에 철 스크랩 업계에 들어왔고, 94년에는 경영을 시작했다. 부친의 뒤를 이어 2대째 철 스크랩 업을 하고 있다. 나름대로 부친의 함자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노력 때문이었는지 야드도 2개로 늘었고, 매출액도 부친 때보다 많이 늘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철 스크랩 경영자 2세들이 많이 업계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한국철강자원협회와 함께 1세대와 2세대가 뜻을 함께 해 나가 산적한 현안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또 다른 바람은 정부의 정책이다. 철 스크랩은 쓰면 자원이고 안 쓰면 폐기물이다. 많은 국가에서 폐기물 수입을 억제하고 있어 자국 내에서 처리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는 폐기물이 효과적으로 자원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미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발생자가 처리비를 부담하도록 돼 있다. 처리설비 등에 대해서도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우리는 철 스크랩 업체들이 돈을 주고 구매해 제강사에 판매하는 구조이다. 철 스크랩 처리의 미숙함 때문에 철강업도, 철 스크랩 사업도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철 스크랩 산업에 대한 전향적인 대응과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제강사는 물론 업계 공동으로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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