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고 있는 철 스크랩 수입 여건과 한국 제강사의 버티기가 향후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 초 효자 노릇을 했던 미국 철 스크랩은 당분간 계약이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베트남 제강사는 미국 철 스크랩을 톤당 285달러(CFR)에, 방글라데시 제강사는 슈레디드를 톤당 295달러(CFR)에 계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제강사가 미국 철 스크랩 계약을 위해선 280달러 이상 지불을 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일본산과 국산 거래 가격을 생각하면 HMS No.1을 톤당 32만 원에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상 미국 철 스크랩은 쇼핑 리스트에서 제외된 상태다.

일본산 H2도 한국 제강사의 타깃 가격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최근 베트남 남부 제강사들이 H2를 톤당 268~275달러(CFR) 수준에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FOB 2만 6,000엔 수준까지 계약이 된 것이다.

일본 내수 시장도 상승 분위기가 완연하다. 토쿄스틸(東京製鐵)의 가격 인상과 KTA(칸토철원연합회)의 낙찰 가격이 수직 상승하면서 수출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행 거래는 3주째 중단 상태이다. 현대제철을 필두로 한국 제강사들은 2만 2,000엔(H2 FOB) 이상 지불 의사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비 공식적으로는 2만 3,000엔대 계약을 타진했지만 불발에 그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 제강사들은 표면적으로 2만 2,000엔(H2 FOB) 정도에서 수입을 추진 중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2만 3,500엔까지 지불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일본 공급사들은 수출 가격 급등과 내수가격 상승을 이유로 2만 5,000엔 이하 판매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고, 일부에는 3만 엔 수준까지 단기간 오를 것으로 보고 한국 제강사와 대치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제강사들은 아직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보유 재고가 높은 수준이고, 12월까지 도착할 수입 철 스크랩도 안정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또한 12월까지 재고 조정을 거칠 예정이어서 당분간 수입 계약이 저조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또 일본이나 터키의 가격 강세가 특별한 요인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단기 급등 후 하락 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버티기를 통해 가격 하락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인 것.

제강사들은 한국에 판매를 하지 않고 일본 수출 업체들이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최대한 버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강사들도 마냥 버티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년 1월 카고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시기적으로 12월은 제강사의 연말 재고 조정이 강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국내 시장은 재고 조정이 완료된 상태로 유통업체들이 재고 회전율을 높이고 있다. 시중 재고가 그만큼 적다. 바닥이라는 인식까지 퍼지고 있어 살얼음 시장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1월 수입 철 스크랩이 급감 할 경우 제강사들은 낮은 재고와 국내 유통량 감소, 수입 감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강사들은 11월 하순까지 국내외 시황을 점검하고 12월이 오기 전에 수입 계약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는 “아직 버틸 체력이 충분하다. 국제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1월 철 스크랩 수급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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