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상승 전망이 우세했던 니켈과 중국 스테인리스 가격이 예상을 완전히 빗겨갔다. 비껴간 예상에 중국 내 스테인리스 생산업체들도 매출과 이익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인니 니켈광석 수출 금지 발표 후 니켈광 원료 재고 매입 급증

인도네시아의 니켈광석 수출 금지 조치가 지난 10월 28일 즉각적으로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니켈가격은 여전히 1만 6천 달러대에서 약세장을 보이고 있다. 인니 정부가 10월 말 즉각적인 니켈 수출 금지 특단을 내린데서 먼저 중국 스테인리스 가격의 약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 8월 30일 인니 정부가 오는 2020년 1월 1일부로 인도네시아 니켈광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이후 니켈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 스테인리스 생산업체들과 니켈 제련 생산업체들은 니켈가격이 추가로 더 인상될 것에 대비하여 인니와 필리핀 등에서 빠르게 니켈광 재고를 끌어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짧은 기간 인니에서 니켈광 수출이 약 3배 가까이 증가하자 지난 10월 말 인니 정부가 급기야 즉각 수출 중단 조치를 취한 것. 이미 중국 내 니켈 제련업체와 일부 RKEF 방식을 사용하여 스테인리스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경우 내년 1분기까지 필요한 니켈광 원료를 확보한 상태다. 인니 정부의 조치는 사실상 늦었다. 그러니 즉각 수출금지에도 니켈가격의 상승은 나타나지 않았던 것.

※ 니켈가격 상승 대비한 제품 재고 증가 영향

여기에 일부 업체들은 니켈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에 대비하여 스테인리스 열연 소재 재고를 크게 늘렸다. 그러나 니켈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고, 중국 내수 스테인리스 가격도 동반 약세장을 보였다. 당시 높은 원가 상태에서 만들어진 제품 재고는 사실상 손실판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스테인리스 생산업체들의 재고만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최근 2년 사이 중국 최대 유통시장인 무석지역의 스테인리스 재고는 열연과 냉연을 모두 합해 30만톤을 훌쩍 넘겼다. 여기에 올해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증설될 중국 내 스테인리스 냉연 생산능력도 문제다.

아무리 중국 내 스테인리스 수도관 등 수요가 증가했다고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 증가한 생산능력과 기존의 늘어난 재고를 모두 커버할만큼의 수준은 아닌 상황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 내 주요 스테인리스 생산업체들의 경우 높아진 제강 원가와 함께 수출 경쟁력도 잃었다.

올해 7월을 전후로 인니 청산의 스테인리스 반제품과 열연이 중국으로 AD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면서 인니 청산의 기존 물량은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과 국가를 향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인니 청산의 304 스테인리스 원가는 현재로서는 전 세계 최저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태다.

중국 내에서 RKEF 방식으로 스테인리스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인니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중국 내수 공급 과잉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로 수출을 하자니 청산에 밀려 적자 판매가 불가피하다. 결과적으로 해외로의 수출 판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실상 막힌 상태다.

※ 인니 니켈광 수출금지 이슈 파급력 감소 예상

51bxg를 비롯하여 중국 내 일부 스테인리스 생산업체 관계자들은 당분간 스테인리 내수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니켈가격의 변동성에 따른 제품가격의 등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1분기까지는 가격약세장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빗나간 시황 예측으로 늘어난 재고와 원료 재고가 어느 정도 소진되는데 내년 2~3월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스테인리스 밀들의 높은 제강원가로 인해 가격하락 폭은 이전처럼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급락보다는 지지부진한 약보합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반전의 변수는 니켈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니켈이 톤당 1만 8천 달러대로 진입하게 될 경우 시장의 흐름은 다시 변곡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니켈가격의 추이를 어떤 전망기관도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시점인 것만은 분명하다.

인도네시아 니켈광 수출 금지에 대비한 해당 업체들의 움직임이 너무 빠르게 대규모로 일어난 영향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 국내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스테인리스 스크랩 매입가격이 하나같이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향후 인니에서 니켈광 수출 대신 니켈선철(NPI)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니 니켈 수출금지 이슈가 니켈 가격에 주는 파급력은 이전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