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2개월 철 스크랩 시장의 최대 변수로 제강사의 원료 재고 조정이 지목됐다. 국제가격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수 시장이 디커플링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재고 조정과 소비 위축이라는 두가지 수요 부진 요인 때문이다.

제강사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실적 부진으로 원자재의 재고 조정 강도가 강해질 것 같다”리고 말했다. 연말을 앞두고 철 스크랩 수요가 예상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주요 제강사의 올해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최대 특수강 메이커인 세아베스틸은 3분기 15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제철도 3분기에 6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제강사들의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3분기 철근 롤 마진은 31만 2,000원으로 전 분기대비 1만 원 정도 하락했다. 철 스크랩 가격 폭락으로 재고 회전 속도가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롤 마진은 더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중견 제강사 관계자는 “철근 가격이 생산원가 이상이지만 영업비용을 고려하면 적정 수준을 밑돌고 있다. 그나마 철 스크랩이 폭락해 버티는 것이지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결국 제강사 입장에서는 연말 결산을 앞두고 철근과 철 스크랩 등의 재고 조정을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7대 제강사의 철 스크랩 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 정도 많다. 철 스크랩만 놓고 보면 크게 많아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올해 9월까지 철근 수요는 793만 7,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3.8% 적다. 특히 철근 수요 감소가 하반기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강사의 철 스크랩 재고 조정의 강도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3분기를 지나면서 한달 철근 소비량이 80만 톤대 초중반으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보다 약 10만 톤 정도 적은 상태이고 철 스크랩 소비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현재 제강사의 철 스크랩 재고는 현대제철과 한국제강이 전년 같은 주 대비 9%와 3% 정도 적을 뿐 주요 제강사의 재고가 매우 많은 편이다. 동국제강이 약 10% 지난해 같은 주 재고를 상회하고 있고, 한국철강 33%, YK스틸 37%, 환영철강 75%, 포스코 20% 등 매우 많은 편이다. 강도 높은 재고 조정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한 제강사 구매 팀장은 "이미 빠른 제강사의 경우 철 스크랩 재고 조정이 시작됐다. 대부분 하루 소미량 만큼 구매를 하고 있지만 일부 제강사는 그 이하로 구매량을 줄인 곳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철 스크랩 재고 조정의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 스크랩 소비 위축과 제강사의 높은 재고 조정 강도까지 겹쳐 철 스크랩 소비 회복은 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