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에 8개월 연속 ‘경기 부진’ 진단을 내렸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소매판매액의 증가세가 유지된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도 소폭 개선되면서 소비 부진은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모습”이라며 “설비투자는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건설투자가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며, 수출금액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단 “제조업가동률이 소폭 상승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는 모습은 경기 수축이 심화하지는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관측했다.

부문별 지표를 보면, 전산업생산 증가율(이하 전년 동기 대비)은 8월 0.0%에서 9월 0.5%로 소폭 확대됐다. 서비스업생산 증가율은 8월 2.4%에서 9월 1.0%로 축소됐으나, 광공업생산이 3.3% 감소에서 0.4% 증가로 전환됐다.

소비(소매판매) 증가율은 8월 4.1%에서 9월 3.3%로 다소 낮아졌으나, 분기 기준으론 2분기 2.0%에서 3분기 2.4%로 높아졌다. KDI는 “10월 소비재 수입이 전월 11.5% 증가에서 3.1% 감소로 전환됐으나,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96.9보다 1.7포인트(P) 상승한 98.6을 기록하며 소비의 완만한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투자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설비투자는 8월 -2.9%에서 9월 -1.6%로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건설기성(시공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7%대 감소를 이어갔다. 특히 주택 착공이 큰 폭의 감소세(-24.2%)를 보여 주거 부문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주택 인허가도 기저효과 등으로 3.3% 증가했으나, 1~9월 누적으로는 16.5% 감소를 이어갔다.

수출액은 9월 -11.7%에서 10월 -14.7%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무역수지도 전년 동월(63억8000만 달러)보다 축소된 53만9000달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9월 교역조건은 –4.0%로 전월(-4.6%)보다 악화 폭이 축소됐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과 보합을 보이며 9월 마이너스 물가(-0.4%)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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