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철 스크랩 시장은 당사에서 예측한 것처럼 크게 하락했다. 11월은 수도권과 남부지역의 체감경기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약보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1월 시장에 대해 예상해 보았다. [편집자 주]

- 11월 주요 변수들

11월 철 스크랩 시장은 상승의 힘과 하락의 힘이 교차해 어느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우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락의 힘은 주로 제강사에서 나온다. 1) 감산에 따른 낮은 철 스크랩 수요 2) 제강사의 수익성 하락과 가격 인하 욕구의 증가 3) 제강사의 철 스크랩 재고 흐름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상승 요인은 1) 국제가격 상승 2) 저평가된 한국 내수시장 3) 철 스크랩 발생량 감소 4) 유통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등을 꼽을 수 있다.


1) 하락 요인

대표적인 하락 요인은 철 스크랩 수요 부진을 꼽을 수 있다. 최대 소비처인 철근 제강사들의 생산이 예전같지 않다. 철근 제강사들의 11월 판매 계획은 89만 톤 정도이다. 10월 판매량 대비 약 5만 톤 정도 늘려 잡았다.

철근 제강사의 철 스크랩 소비는 10월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3년간 11월 소비에 비해선 약 10만 톤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철근 뿐 아니라 특수강의 생산량 감소 골도 깊은 상태다. 세아베스틸 납품사들은 이달 세아베스틸의 구매량이 9만 톤에 머물 것으로 보고 판로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제강사의 수익성도 변수다. 세아베스틸과 현대제철은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철근가격도 폭락해 원가 경쟁력이 우수한 제강사들도 손익분기를 간신히 넘긴 것으로 보인다. 철강제품 수요 부진과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철강 제품 가격이 당분간 저공 비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제강사의 철 스크랩 인하 압력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제강사의 철 스크랩 소비 감소로 제강사의 재고가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제강사의 철 스크랩 야드가 꽉 찬 상태다. 제강사들은 입고량이 줄더라도 연말까지 버틸 체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국제가격이 올라도 제강사들은 인하 혹은 인상 없이 유지할 힘을 비축해 놓았다.


2) 상승요인도 만만치 않아

철 스크랩 가격 상승 요인은 언제나 그렇듯 외부에서 유입된다. 터키의 철 스크랩 가격이 220달러를 바닥으로 최근 250달러 중반까지 치솟았다. 일본의 철 스크랩 수출 가격도 최근 2,000엔 가량 오르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철 스크랩 수입 국가인 한국도 상승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미 한국 내수가격은 11월부터 고평가를 끝내고 저평가 국면으로 전환됐다. 추가 하락 가능성에 브레이크가 걸릴 요인이 생긴 것이다. 국제가격이 강세를 이어간다면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인하를 원하는 제강사들은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2개월간의 가격 폭락으로 이미 재고 조정을 완료한 상태다. 재고 회전율을 높여 가격 하락에 대비해 왔다. 문제는 철 스크랩 발생량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경기 위축 특히 철거 등의 부진으로 철 스크랩 발생량이 줄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유통업계는 철 스크랩 공급부족 가능성이 있으며, 바닥에 도달했다는 신호와 함께 유통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장기 폭락으로 유통업체들의 재고 평가 손실이 이어지고 있고 수집상 단계에서부터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낮은 가격이 수집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낮은 가격이 수급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바닥인 듯 아닌 듯한 11월

11월 철 스크랩 시장은 수급 균형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과 영남은 체감 경기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은 현대제철 1카고 동국제강 2카고의 미국 철 스크랩이 입항한다. 수도권은 공급 과잉상태에서 대형모선 3카고가 중순까지 입항하는 것이어서 공급과잉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가격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2월과 1월에도 현대제철이 각각 1카고의 대형모선이 입항할 예정이다.

수도권 제강사들은 대형모선 입항을 발판으로 최소한 11월 중순까지 가격 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역은 수급 균형 혹은 소폭의 공급 부족 상태로 전환됐다. 남부 주요 제강사의 하루 철 스크랩 입고량은 약 2,000톤~2,500톤 정도로 줄었다. 외부 변수만 없다면 수입이 일부 가세하더라도 소폭의 공급부족이 예상된다. 그러나 보유 재고가 적정 수준 이상이어서 제강사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제강사들은 연말을 맞아 재고 조정도 해야할 상황이 겹쳐 있어 12월까지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변수는 유통량이 어느정도 감소하느냐인데 유통업체들이 재고 회전에서 재고 보유로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남부 제강사들이 수도권 제강사에 맞춰 인하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유통량 유지로 방향을 전환하고 동결을 이어갈지 아직 불확실하다. 인하를 선택하더라도 인하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인하 주기도 기존 처럼 5일~7일이 아닌 더 긴 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들은 인하 폭이 최대 2만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제가격 움직임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강사들은 터키와 일본의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철강 시황이 나빠 초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터키의 경우 260달러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제강사의 판단이다. 220달러까지는 아니어도 240달러 전후로 다시 후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최근 동절기 수요로 터키의 수입가격이 올랐지만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터키 시장의 가격이 오르더라도 동아시아 시장은 동아시아 시장 나름의 수급 논리로 움직이어고 있어 터키의 변화가 한국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사들은 아직 터키의 동절기 수요가 끝난 것이 아니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공급사들은 280달러 타진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빌릿 가격도 오르고 있어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일본은 내수 부진으로 수출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철 스크랩 수출 가격은 2만 4,000엔까지 올랐지만 한국 제강사들은 많은 재고를 바탕으로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호가 고공비행과 낮은 계약량이라는 현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은 국제시장과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즉 국제 시장은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시장은 제강사의 많은 재고와 수입 계약 잔량으로 국제시장과 디커플링 시장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약보합 혹은 보합 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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