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철근 가격 폭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철근 가격 폭락은 1) 철근 수요 부진 2) 제강사간 가격 경쟁이 근본적인 이유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철 스크랩 가격 폭락이라는 실탄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가격 경쟁이 격화됐던 것이다.

조만간 철 스크랩 가격 폭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이며, 제강사의 철근 롤마진도 바닥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판단돼 철근 시세 하락도 진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 철근 롤마진 상황은?

유통 최저 시세인 즉시현금 거래가격과 제강사의 중량A 철 스크랩 구매가격간의 격차인 롤마진은 철근 가격 하락과 함께 줄고 있다. 분기별 철근 업체들의 롤마진은 지난해 4분기 32만 7,000원, 올해 1분기 31만 8,000원, 2분기 32만 2,000원, 3분기 31만 2,000원, 10월에는 30만 1,000원으로 떨어졌다.

최근 1년간 월별로 보면 대체로 성수기에 32~33만 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8월 30만 4,000원, 9월 29만 1,000원으로 급격히 축소됐다. 10월에는 오히려 철 스크랩 하락속도가 더 빨라 롤 마진이 톤당 1만 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이 국제가격과의 격차를 축소했고, 오히려 역전 현상까지 보이면서 국내 철 스크랩의 바닥도달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국내 철 스크랩 가격 폭락이 멈추면 철근 가격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강사 입장에서는 폭락으로 재고가격 하락 속도가 더뎌 고통이 있었지만 철 스크랩 가격 안정은 철근과 제강사의 수익성 안정이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롤 마진 추가 하락하면 적자?

제강사의 철근 생산원가는 철 스크랩 + 23~27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 업체별 공장별 차이가 큰 편이다. 또 관리비용을 톤당 2~3만 원 정도 고려된다. 철근 손익 분기점은 철 스크랩 + 27만 원 전후로 추정된다. 원가 부담이 큰 제강사도 최대 30만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철 스크랩 재고가격의 하락 속도가 관건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대형 제강사는 기존 보유 재고가 15일 이상이 확보돼 있는데다 고가의 수입 철 스크랩이 입고 중이어서 재고 가격 하락 속도가 더디다.

중견 제강사의 철 스크랩 재고는 약 일주일 전후였지만 최근에는 약 2주일 전후로 늘어났다. 대형 제강사에 비해 재고 가격 하락 속도가 빠르지만 매주 1만 원씩 떨어지는 철 스크랩 가격 하락속도보다는 더디다.

재고가격 하락 속도만큼이나 제강사를 곤혹스럽게 한 것은 감산에 따른 고정비 상승이다. 월간 약 10~15만 톤 정도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그만큼 톤당 고정비가 상승한 것. 가격을 방어를 위해 보수적인 가격 정책을 선언했던 대형 제강사와 달리 중견 제강사가 판매 중심의 영업전략을 편 이유도 이러한 상황의 차이에 기인했던 것으로 보인다.

10월 제강사들이 철 스크랩 폭락을 발판으로 가격 경쟁을 벌였다면 11월에는 전략을 변경하지 않으면 적자를 감수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제강사의 연평균 롤 마진은 지난 2017년 30만 1,000원, 2018년 28만 원, 올해는 3분기까지 31만 7,000원 수준이었다. 제강사가 가장 곤혹스러웠던 기간인 지난 2018년 2분기와 3분기 롤마진은 25만 원과 28만 원 수준이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줄어 고정비가 더 늘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지난해 평균 롤마진 28만 원보다는 더 벌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본다면 9월 29만원 10월 30만 원의 롤 마진은 사실상 바닥 수준으로 판단된다.

철 스크랩 가격이 안정되면 철근 가격 경쟁도 완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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