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안 올리니만 못 하네요. 대체 왜 올렸대요.”

현대제철의 9월 고시가격을 들은 한 유통업체 대표의 반응은 뜨뜨미지근했다. 실제 동결도 아닌 1만 원 인상도 아닌 그 사이인 5,000원이 시장 입장에선 애매한 가격으로 치부되고 있다. 다만 더 이상 철근 가격이 바닥을 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선, 위로가 된다.

우선 현재 바닥을 친 유통 가격에 거의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통업체들은 톤 당 66만 원까지 떨어진 철근 가격이 기계적으로 5,000원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제강사의 고시가격과 즉시 현금 유통가격의 차이는 지금보다 더 커진다. 유통업체로선 제강사의 조치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A 유통업체 관계자는 “8월 마감을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유통업체의 희비가 엇갈릴 것 같다. 원칙 마감을 고수하면 8월은 더 힘들어 질 것이다”라며 “이런 식으로라면 원칙 마감 틀이 깨질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B 유통업체 관계자는 “철 스크랩과 연동을 하니까 정당하게 올린 것 같다. 그동안 5천 원 단위는 없어서 이례적이긴 하지만 스크랩 가격을 따라 가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은 또 다른 변수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추석 전까지는 가격 인상분에 대한 반영이 안 될 것 같지만 추석 이후엔 좀 다를 수도 있다”라며 “비수기와 명절이 끝나고 침체된 물동량이 살아나길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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