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6월 철근 가격 결정은 현대제철의 가치관에 의해 결정되게 됐다. 5월 철근 고시가격에 영향을 줄 철 스크랩 가격 변동폭은 1만 4,513원 하락으로 나타났다.

국내 철 스크랩이 1만 9,475원 하락했지만 원/엔 환율과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수입 철 스크랩 하락 폭이 제한적이어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현대제철로 봐선 동결과 인하 모두에서 명분을 찾을 수 있게 됐다. 6월 고시가격은 현대제철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되게 된 것이다.

현대제철은 1~5월 고시 가격을 결정하면서 총 1만 9,000원 정도의 철 스크랩 가격 상승분을 흡수하고 철근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번에 인하를 하지 않더라도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현대제철은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할 경우 고시가격도 인하한다는 입장이었고, 건설사들에게 철근 가격의 공정성을 믿어달라고 해 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약 1만5,000원 가량의 인하 요인 중 5,000원은 흡수하고, 1만원 정도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철 스크랩 가격 연동에 대한 원칙을 지킬 수 있고 하락 속도를 늦춰 연착륙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한적이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어 보인다.

철근 제강사와 유통업계는 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동결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것.

철근 가격이 1만원 정도 하락할 경우 유통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를 앞두고 있어 고시가격 인하가 가격 경쟁의 강도를 높일 경우 철근 시세의 하락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철 스크랩이 소폭 하락했다고 해서 철근 고시가격을 낮출 경우 시장이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제품 가격의 변동은 가능하면 적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도 “철근 고시가격이 하락할 경우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가뜩이나 적자로 고전 중인데 고시가격 하락은 더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시가격을 인하하지 않을 경우 건설사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기회가 될 때마다 철 스크랩이 하락하면 철근 고시가격도 인하한다고 밝혀왔고, 합리적 고시가격이기 때문에 시장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철 스크랩 가격 하락이 분명한 상황에서 인하를 하지 않을 경우 현대제철의 고시가격에 대한 건설사들의 의구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과 제강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현대제철이 인하를 할 것인지 아니면 동결을 선택할 것인지 공은 현대제철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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