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 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지난 2017년 6월이 마지막이었다. 국내 최대 자동차 강판 수요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자동차 강판 납품단가 인상이 이뤄진 시기가 말이다.

이후 철강 원부자재를 비롯해 철강 가격은 상승을 거듭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물론 지난해 말 급락현상이 나타났다고는 하지만 철강업체들의 제조원가가 그렇게 낮아진 상황은 아니었다.

최근 철강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철강재 가격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그럼 이번에는 자동차 강판 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업체 관계자들은 이번에도 가격 인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미 기업설명회를 통해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협상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동결됐다고 이야기 했고 현대제철 역시 협상중이라고만 설명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지만 인상을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이들 대형 고로업체들의 자동차강판 납품 단가가 조정되지 않는다고 극심한 수익저하에 부도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대형 완성차 업체와 대형 고로업체들 사이에 있는 중소 가공 및 유통업체들에게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구매 담당자는 벌써부터 한숨이 깊다. 원자재 구매 단가는 지속적으로 높아졌지만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단가는 몇 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용 선재 가공업체 구매 담당자는 높아진 구매단가를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싶어도 납품업체인 2~3차 협력업체들이 수익을 확보하지 못해 진퇴양난에 놓이는 경우가 이제는 일상이라고 이야기한다.

특수강봉강 가격 역시 지난해 급등하는 원부자재 가격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조차 하지 못했고 동결상황은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형 가전사에 도금강판을 공급하고 있는 도금강판업체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대형 가전업체의 제품 개발 요구에 밤낮 고생하며 개발해 공급하면 어찌된 일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쟁업체가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상황을 몇 년째 데자뷰처럼 경험중이다.

결국 대형 고로업체를 제외한 국내 철강업체들의 매출은 큰 변화가 없지만 영업이익이나 순익은 급락하는 모습이 심화되고 중소 가공업체에서 대형 제조업체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심화된 수주경쟁과 열악한 수요시장 상황 등 당연한 결과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제는 그보다 좀 더 먼 미래를 위해 상호간의 조율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라 할지라도 부품소재 산업의 발전없이 국내 자동차와 가전을 비롯한 제조업의 기반이 과연 얼마나 유지될 수 있었을지 깊이 고민하고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지금이라도 심사숙고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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