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손정수 국장
▲ 스틸데일리 손정수 국장
현대제철 최고 경영진이 교체됐다. 우유철 부회장과 강학서 사장은 한보철강 인수에 참여했고, 당진 고로 제철소 건설을 진두 지휘했으며, 가장 성공적인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를 단기간 만들어 냈다.

한보철강 부도 직후 폐허에 가까웠던 당진제철소가 한국 제조업을 대표하는 공장으로 거듭 났다.또 변방에 불과했던 당진시를 수도권의 대표적인 제조업 기지로 만든 것도 두 사람의 공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철강인들은 때로는 경쟁 때문에, 때로는 협력을 위해 현대제철의 움직임 하나 하나에 촉각을 세워 왔다. 두 사람은 개성 만큼이나 뚜렷한 명과 암을 남겼고, 이젠 현대제철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우유철 부회장의 후임으로 김용환 부회장을 낙점했다. 김 부회장은 13일부터 업무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과 철강업계가 김 부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우리는 김 부회장이 현대차의 신화를 써 내려갔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영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는 만큼 김 부회장에게 거는 기대 또한 크다.

철강산업은 철강 기업들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내부적으로는 자동차, 건설, 가전, 조선 등 주요 수요산업이 어느 때보다 위축돼 있다. 언제든 다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수면위로 떠오를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새로운 현대제철을 기대한다

외부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 따른 불안감, 전세계적인 공급과잉, 중국의 철강산업 고도화 전략과 잇단 대형 철강사의 탄생 등 한국 철강산업과 현대제철이 처한 환경이 만만치 않다.

현대제철 내부적으로도 2010년1월5일 1고로를 가동한 이후 지난 8년간 현대차가 원하는 차강판 품질을 확보하는데도 벅찬 기간이었지만 현대차의 배후 강판 공급 기지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 왔다.

고로 건설 시대를 마감한 현대제철은 새로운 도약이 절실하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이익을 확보하는 기업, 현대차의 벨류체인의 한 고리라는 세간의 인식을 너머 세계적인 철강 소재 기업으로서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차는 그 동안 품질 경영을 앞세워 도요타, 폴크스바겐등 세계적인 자동차사에 도전을 해 왔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 부회장이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과거 현대차 출신의 현대제철의 일부 경영자들 처럼 철강산업과 철강 생태계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현대제철의 진로를 결정해 혼란을 자초하는 우를 범하진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히려 현대차에서 써 내려갔던 성공신화 처럼 포스코와 어깨를 나란히 할 또 하나의 자랑거리를 우리 사회에 남겨 주기를 기대한다. 또 취약해질데로 취약해진 철강 생태계를 건강하게 복원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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