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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논단] 높은 수출입 의존도가 사양화 징후다
2018-10-04 07:03  l  서정헌 대표 (seo@steelnsteel.co.kr)
 
◇ 스틸앤스틸 서정헌 대표이사 사장
철강은 내수 중심 산업이다. 그래서 수출입보다 국내수급이 더 중요하고, 수출입은 국내 수급불균형을 보완하는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철강산업에서 수출입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산업이 사양화 조짐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철강은 내수시장에서 밀리면 수출으로 가고 거기서 밀리면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그때부터 산업의 사양화가 본격화 되는 것이다.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 철강시장이 세계시장으로 편입되고 국내 생산과 내수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이 고급 철강재로 전환하는 산업고도화 속도보다 중국산 저가 수입재가 밀려오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이다.

이제 중국 철강산업이 저가 철강재뿐만 아니라 모든 철강재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한중간 철강 국제분업구조가 역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국제 분업구조에서 밀리면서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수출입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수출입 의존도가 양적으로 커지는 것도 문제지만, 질적으로 우리나라 철강 수출입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우리나라 철강재 수출은 산업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남는 철강재를 처분하는 수출이 많다. 철강재 수출은 과잉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철강수출을 많이 한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다. 공급과잉이 될수록 수출해야 하는 물량은 늘어나고 수출단가는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밀어내기식 수출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창출하기 어렵다.

비경쟁적 시장구조에서 철강 선도기업들이 시장지배력에 의존하는 경영을 계속 하는 한 과잉의 문제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 철강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선도기업들은 시장지배력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묻지마 투자를 계속 하게 된다. 여기에 수입까지 늘어나면서 수출해야할 물량은 더 늘어나게 된다. 철강과 같은 내수중심 산업의 경우 수출이 늘어나면 통상마찰은 불가피해진다. 최근 세계적인 보호무역과 미중간 통상마찰이 철강재 수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수출과 달리 우리나라 철강재 수입은 가격경쟁력이 뒤져서 들어오는 것이 많다. 과거에는 우리가 못 만드는 고급 철강재를 수입했다면 이제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려서 저가 철강재를 수입하는 것이다. 한중간 철강 분업구조를 보면 저가 철강재가 수입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철강 수요산업의 입장에서 보면 저가 수입 철강재가 원가경쟁력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고급기술과 고급 철강재로 고도화하고 저가 철강재는 수입시장에 내어주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선도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정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입을 방어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열연 후판 스테인리스 등 일부 철강재 시장에서 이들 선도기업들이 저기의 수입대응재를 생산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철강재 수입이 늘어나고 철강산업이 사양화되는 것을 보고도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철강 선도기업들은 아주 적극적인 수입대응재 생산이라는 대응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철강재 수입이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철강시장의 비효율성 때문이다. 우리나라 철강시장에서 선도기업과 여타 철강사가 갈등관계를 보이면서 국내거래보다 철강재 수입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선도기업이 존재하는 독과점적 시장구조에서는 선도기업이 모든 철강재를 공급하여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선도기업 스스로 저가 철강재까지 생산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선도기업 중심으로 고급설비만 있어 저급 철강재 수입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선도기업이 스스로 저급 철강재 생산과 공급을 책임지려고 하는 것이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철강산업에서 사양화 징후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높은 수출입 의존도 역시 많은 부문 우리나라 철강시장의 비효율성에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과잉으로 인해 수출이 불가피하게 되고 국내시장의 비효율성으로 국내거래가 수입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구조적이고 외부적인 요인을 제외하고 우리 스스로 노력으로 수출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은 선도기업 중심으로 가격의 유연성을 높이고 시장적응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비경쟁적 시장구조와 선도기업 중심의 시장지배력이 단기적으로 수출입을 규제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철강산업의 수출입 의존도를 더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수출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포스코 현대제철의 복점적 경쟁구도 안에서 공정한 시장기능을 촉진시키는 노력을 계속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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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헌 대표  seo@steelnste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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