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 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국내 냉연단압밀들은 하루하루가 절박한 심경이다.

이미 높아진 열연 가격은 더 높아질 채비를 하고 있는 반면 냉연도금재 판매 가격은 올해 상반기서부터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열연과 냉연간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지면서 유통시장에서는 거의 동가(同價)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전세계적으로도 열연과 냉연간 스프레드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아예 비슷하거나 거의 같은 수준인 경우는 없다는 것이 냉연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포스코산 수입대응재인 CG강종의 열연 유통시장 거래가격은 톤당 71만원 수준. 포스코산 냉연강판의 시중 유통가격 최저 수준 역시 이보다 그다지 높지 않은 가격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사실상 열연이나 냉연이나 판매 가격은 아예 같은 수준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코는 수요시장 상황이 가격을 인상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이야기한다. 굳이 무리한 인상으로시장 수요까지 내주는 결과를 원치 않는 듯한 느낌이다. 결국 국내 동국제강이나 동부제철, 세아씨엠 등 냉연단압밀들은 과연 냉연강판을 판매할 수나 있는 상황인지, 그리고 과연 이번에 가격 인상을 실시한다면 판매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의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미 포스코산 용융아연도금강판의 시장 유통가격은 대체로 80만원대 초반 수준인데 반해 냉연단압밀들은 80만원 초중반 수준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실시한다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판매를 위해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루는 선택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지면서 적자 판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삼성전자 등 수요업체와 진행하는 납품단가 협상도 의문점이 많다. 냉연단압 및 컬러 업체들은 “낮아진 수익성에 적극적인 가격 인상을 해도 모자랄 판국에 가전업체들은 P사도 안올렸는데 왜 너네만 올려달란 이야기를 하느냐?”고 한다. 결국 이번에도 인상은 어려워졌다고 이야기한다.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 외에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시장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한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10월 중순 이후부터는 지난 8~9월 국내 냉연도금강판의 가격 인상을 앞두고 수입재 계약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국내 수입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냉연단압밀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수요가 부담돼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국내 대형 냉연단압밀들이 다만 얼마라도 저렴한 수준에 구매할 수 있는 인도에까지 가서 열연 구매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높아진 열연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판매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시장 상황 때문이다.

국내 냉연단압밀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 이전에 분명히 최대 열연 고객사 가운데 하나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시점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