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와 후판 밀들의 하반기 후판 가격협상이 톤당 5~6만원 인상 수준에서 타결됐다. 지난 상반기 톤당 5만원 내외에 이어 하반기까지 인상이 확정되면서 조선향 후판 단가는 올해만 톤당 10만원 이상 오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7월 말 조선용 후판 공급가격에 대한 최종 협상을 완료했다. 개별협상에 따른 편차는 있으나 최소한 톤당 5만원 이상 올리는 것으로 합의됐다”고 밝혔다.

사진: 포스코 후판공장에서 조선용 후판이 생산되고 있다.
▲ 사진: 포스코 후판공장에서 조선용 후판이 생산되고 있다.

그 동안 양 업계는 극심한 불황 속에서 수익성 보전을 위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쳐왔다.

국내 조선사들은 큰 틀에서의 후판가격 인상에는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줄기차게 인상 폭 최소화를 요구해왔다. 2016년 수주절벽 여파로 건조량 부족과 저가 수주 등으로 주자재인 후판에 대한 원가절감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은 총 매출의 2~9% 선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으로 후판가격이 1% 인상될 경우 조선사 영업이익 1~3%가 하락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비중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후판 가격 인상이 조선업 생존을 위협하는 만큼 조선소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인상 시기를 연기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후판업체들도 조선향 공급물량 축소에 따른 공장가동률 하락과 고가 원자재 매입으로 적자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올 상반기 유통향 후판이 톤당 10만원 이상 오르는 동안 조선향은 50% 수준 밖에 가격 반영이 안돼 하반기 가격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치열한 대립각을 세우던 양 업계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에 두고 조금씩 양보해 이견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판 가격협상이 마무리되면서 7월 이후 공급했던 물량들은 인상된 가격으로 소급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협상 결과로 국내 후판업체들은 만성 적자를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이번 후판가격 인상은 3분기 실적부터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후판업계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