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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논단] 다시 불붙은 무역전쟁, 협회의 역할이 크다
2018-07-02 07:33  l  김홍식 부사장 (khan082@steelnsteel.co.kr)
 
◇ 스틸앤스틸 김홍식 부사장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미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산 수입품 중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약 54조원) 상당의 1300개 대상 품목을 발표하자 중국도 이에 맞서 불과 10시간 뒤에 돼지고기와 과일, 항공기, 자동차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해 15~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과 똑같은 500억 달러 규모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이다.

많은 매체나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가 트럼프식 트윗 정치가 발단이며, 11월 중간선거와 재선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한다. 대북문제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근본은 미국의 중국가두기이고, 기존 정권에 비해 방법이 바뀌었을 뿐 큰 틀의 전략은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기존정권(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은 점잖은 전략인데 반해, 트럼프는 약점을 가지고 심기를 건드려 불편하게 한 다음 선심을 쓰는 척 하면서 자신의 목적하는 바를 이루는 스타일이다. 왜 중국일까? 절대패권을 놓지 않으려하기 때문이다. 80년대 일본의 급부상과 ‘플라자 합의(일본은 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급격한 엔고로 수출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하게 된다)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미국의 중국 가두기는 오바마 정부 2기부터 본격화됐고, 크게 ▲중국을 둘러싼 11개국과 방위조약을 맺는 것과 ▲환태평양경제동맹(TPP)을 맺는 방법이었다. 군사적, 경제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둘 다 실패했다. 방위조약은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과 같이 친 중국 성향 지도자가 등장하면서 금이 갔고, TPP는 미국 스스로가 탈퇴를 한 상태다. 그래서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우월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실제 중국과의 전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이 보유 국채 및 위안화를 휴지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실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냥 다양한 시각중 하나라고 치부하고 싶다. 분명한 것은 GDP기준 세계 1, 2위 간의 무역전쟁은 양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 나아가 EU나 아세안 등 기타 지역으로 보호무역주의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는 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세계 무역구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더욱이 중국도, 미국도 버릴 수 없는 입장이고,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수출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필자는 협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25%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 3년 평균의 70% 쿼터제로 타결이 되는 과정을 보면서 느낀 감정은 ‘전문가가 없다’는 것과 ‘협회의 기능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럼 한국철강협회는 어떤 형태로 발전해야 하는가? 첫 번째는 협회의 기능이 공익기능으로 변해야 한다. 협회는 대부분 자본주의 국가에서 이익단체로 존재한다. 사회주의국가의 경우 정부 산하 기관이거나 관변단체 성격이 강하다. 한국철강협회의 경우 산하에 각종 위원회가 있다. 그러나 그 위원회가 충분히 제 기능을 발휘하고 업계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을까? 제조와 유통이, 혹은 제조와 스크랩업계 간 이해가 상충될 때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해결책은 고사하고 불만만 쌓이고 있다. 그러니 위원회 참석자도 임원에서 중간간부로 내려가고 있다. 왜 그럴까? 근본 원인은 회비 납부금액과 발언권이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협회 임원은 포스코 출신만 맡고 있다. 최근 현대가 임원자리 하나를 내놓으라고 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두 번째는 회장은 회원사가 돌아가면서 해도 좋지만 부회장은 각 기능별로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중국의 경우 기술과 통상, 조세 등 주요 분야에 부회장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협회에서 30년 이상 한 분야에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일본 역시 상근부회장은 자주 바뀌지 않는다. 능력을 갖춘 외부인사가 필요했던 시기도 있었다. 대 정부 업무가 주된 업무이던 시절 얘기다. 물론 지금도 대정부 업무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대정부 업무보다 시장과 관련된 업무 영역이 더 중시되고 있다. 또 기업도 그렇지만 단체도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 더 더욱이 통상이나 신소재 개발 등은 오랜 시간과 인맥, 경험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 전문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문가는 지식과 경험, 인맥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이 터졌을 때 우왕좌왕하고, 개인플레이로 가기 쉽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전문가가 없다는 것은 정보의 부재로 연결된다. 미국이 금년도 한국산 강관 수입쿼터를 5월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업체들이 앞 다퉈 선적을 하기에 바빴고, 그 결과 1~4월 수출량이 쿼터 배정량의 70% 가까이를 소진하면서 5월~10월까지는 수출을 할 수 없게 된 것이 좋은 사례다.

향후 한국산 철강제품의 통상마찰 얘기는 더 자주 도마 위에 오를 것이 분명하다. 미국뿐 아니라 EU와 동남아 일부 국가도 한국 철강재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실시중이거나 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매번 사태가 터지면 많은 사람들이 정부가 나서 해결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 관련부처의 인사시스템(너무 자주 바뀐다)이나 타 산업과의 형평성 등을 감안할 때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생각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협상이다. 협상을 하려면 업계의 의견이 먼저 모아져야 하는데, 그 일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곳이 협회다. 이번 사태가 협회가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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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 부사장  khan082@steelnsteel.co.kr
스틸앤스틸 부사장 김홍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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