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올 하반기 미국향 열연 수출량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포스코가 미국 열연 수출 쿼터 할당량을 당사에 양도하면서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열연 룸이 상당히 커졌다”고 밝혔다.

현재 포스코는 한국철강협회에 올해 배정받은 쿼터를 전량 반납한 상태다. 한국철강협회는 미국향 철강 수출 쿼터에 대해 개별업체 배분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는 높은 수출관세로 인해 미국향 판매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기본형 쿼터의 경우 6월 중 반납할 경우에만 내년도 쿼터량을 100%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포스코는 조기 반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미국향 열연 수출에 대해 58.68%의 폭탄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포스코는 올 하반기 연례재심을 통해 관세를 최대한 낮춰 내년 수출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 232조와 관련한 쿼터에서 열연, 냉연 등은 AD, CVD로 인한 고율 관세로 금년도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연초 사업계획에도 반영이 된 부분이다. 이에 타 업체에 양도하였으며, 내년에는 AD, CVD 등에 총력 대응해 관세를 내리고 양도한 수량을 정상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포스코로부터 미국향 쿼터량을 양도받게 되면서 오히려 수출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상대적으로 현대제철은 미국향 수출 관세가 13.38% 수준에 그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미국 정부의 무역규제 강화로 미국내 열연가격도 폭등한 상황이라 수출로 인한 마진 특수도 기대되고 있다. 무역상사 관계자는 “현재 미국내 열연가격은 서부지역의 경우 톤당 900달러를 웃돌며 최고점을 유지 중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관세를 내고 수출을 진행한다 해도 상당한 시세 차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틸데일리 DB
▲ 스틸데일리 DB

현대제철이 할당받은 미국향 쿼터량은 17만톤 남짓 수준이다. 여기에 포스코가 양도한 37만톤까지 더하면 올해 현대제철의 미국향 수출량은 최대 54만톤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전체 열연 수출량이 120만톤 내외임을 감안하면 미국향 수출만 절반에 육박하는 비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이 정한 한국산 열연 수출 쿼터 총량을 내년에도 지키기 위해서는 올해 포스코의 공백을 최대한 메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다행히 미국내 수요와 가격이 좋아 하반기 수출 물량 확대와 마진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한국산 철강재에 쿼터제를 본격 도입했다. 열연의 경우 강판과 코일 등을 더해 총 54만여톤의 수출쿼터 총량을 배정받았다. 이는 지난 3년간 미국향 연간 수출량의 7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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