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 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올해 좀처럼 올라가지 못했던 국내 스테인리스 가격이 6월 들어서면서 5월 평균 거래가격 기준으로 톤당 10만원 정도 인상됐다. 사실 올해 제품 판매가격이 올라야했던 이유는 명백했다. 니켈가격이 월초 대비 톤당 4천 달러 이상 상승했으며, 페로크롬 분기 계약가격도 19% 인상됐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올해 들어 총 4번의 출하가격 인상을 발표했으나 실질적으로 인상적용이 시장에서 제대로 이뤄진 것은 6월이 처음이기도 했다. 제조업체들 뿐만 아니라 중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출하가격 인상이 이뤄질 때마다 월초 판매단가 인상에 나섰지만 번번히 수요부진과 판매목표 앞에 무너지고 말았던 것.

물론 6월 거래가격이 5월 평균 판매단가보다 올라가긴 했지만 현재 수준보다 톤당 5만원 이상 더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1분기는 그럭저럭 버텨왔지만, 4~5월의 경우는 대다수의 업체가 적자발생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적자 발생 뿐만 아니라 판매량도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감소세를 보인 곳도 다반사였다.

올해 들어 국내 가격이 올라가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로 관련업계는 수요부진과 월말 할인 판매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중국 내수가격의 침체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연관 수요산업에서 경기 침체와 내수 진작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실수요 판매가 상당히 위축됐다. 여전히 그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과 주방양식기, 산업기계용 등의 경기 부진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투자가 지연되면서 연관 스테인리스 수주 경쟁도 치열해지고 판매량도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올해 업체들은 판매목표량을 5~10% 이상 확대 계획한 가운데 다시 원점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경기 부침에 따른 판매 부진도 시장가격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이었지만, 또 다른 요인은 업체 간 경쟁에 따른 월말 덤핑 판매도 한몫 단단히 했다.

월말로 가면서 판매목표를 채우는데 급급해지면서 일부 업체들이 던진 물량과 가격이 전체 시장 자체를 흔들기 시작하면서, 일종의 학습효과로 자리매김됐다. 월말에 그렇게 던져진 가격은 그 다음 월 초까지 영향을 주면서 제품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수 없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도 6월은 일단 오름세로 전환되며 스타트가 됐다. 5월 말 일부 업체가 던진 덤핑 가격으로 시장이 잠시 소란스럽기도 했지만, 두달 연속 적자 위기에 놓였던 업체들이 판매단가의 마지노선을 구축하면서 상대적으로 한시름 놓인 상태다. 계획된 만큼의 가격인상이 관철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가격상승의 훈풍을 타고 가려면 일단 유통업체 간 판매쟁탈전이 어느정도 잠재워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지역 혹은 중복되는 거래처를 두고 판매경쟁이 지속될 경우 그려지는 시나리오는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유통업계 종사자들 역시 가격인상의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코일센터들 간의 판매쟁탈전에 따른 가격할인 문제가 내수 스테인리스 시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도 내비치고 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올해의 경우 원료가격의 상승분에 비해 제품가격의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모처럼만에 반영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가격이 오르지 못했던 두 가지 이유 중 전자가 업계의 힘으로 해결이 어려운 것이라면, 후자는 완전한 해법은 아니더라도 방법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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