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유범종 스틸데일리 기자
▲ 사진: 유범종 스틸데일리 기자
국내 구조관 산업에서 구조조정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혹자는 다양한 변수들이 맞물려 향후 5~10년내 크나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한다. 어떠한 이슈들이 구조조정을 촉발하고 있는가?

먼저 업체들의 2세 경영체제 전환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국내 대부분의 구조관 업체들은 80년대 철강 호황기에 창업한 기업들이다. 당시 창업주들의 연령은 천차만별이지만 이제는 대략 75세 전후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까지는 많은 창업주들이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지만 최근 2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업 상속절차에 따른 분쟁, 사업 축소 및 전환 등은 향후 구조관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강관사인 세아제강의 구조관 진출도 변수다. 최근 세아제강은 구조관 업체 동아스틸 인수를 공식화했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12월 종속회사인 에스에스아이케이대부를 통해 BNK부산은행이 보유한 동아스틸에 대한 NPL(부실대출채권)을 양수하면서 최대채권자가 됐다.

현재 법정관리 중인 동아스틸의 회생절차 종결시 세아제강은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세아제강의 사업영역이 구조관까지 확대되면서 구조관 시장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규모와 자금력을 가진 세아제강이 동아스틸을 활용해 어떠한 마케팅 전략을 펼질지 또 추가적인 신규투자를 진행할지 등의 여부에 따라 기존 구조관 업체들의 경쟁력도 심판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불러올 파장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기업 규모별로 오는 7월부터는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단축된다.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7월부터 즉시 시행되며, 오는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그 동안 일부 구조관 업체들의 경우 1기의 설비와 최소 규모의 인원만 가지고도 야근, 특근 등을 통해 공장가동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로시간이 정착되면 더 이상 이러한 생산 패턴은 이뤄질 수 없게 된다. 이는 자금력이 영세한 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직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관 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해 업체간 과열된 경쟁을 해소하는 활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견실한 중소업체들의 몰락으로 산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어떠한 방식으로 시장이 변할지 아직은 속단할 수 없지만 최소한 지금보다는 환경이 좋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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