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남북 정상간 만남에서 이뤄낸 판문점 선언에는 연락사무소 개설, 군축, 정전협정, 북한의 핵 폐기 선언 등 정치적 내용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적 협력 등 우리가 상상했던 그 이상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진정성이나 과거 2000년, 2007년처럼 미국의 변심(강경파의 반대)이나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관계국들의 방해공작 등 변수를 얘기하지만, 작금의 주변 상황으로 볼 때 남북화해무드는 보다 더 빠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그리고 가장 기대가 되는 다음 행보는 당연히 북한 개발과 관련한 특수다. 가장 먼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찾기 얘기가 자주 언론에 오를 것이고, 좀 더 길게는 북한의 경제개발과 관련한 각종 인프라 투자 얘기가 언론을 도배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 대신 경제를 선택한 만큼, 각종 경제협력 소식은 더 속도를 낼 것이다. 이미 북한은 22개 경제특구를 지정한 상태다. 남한 역시 통일에 대비한 각종 프로젝트가 이미 계획돼 있다. 가령 목포- 새만금-신의주 서해안 제조 및 물류 교통벨트와, 동해안 부산-원산-블라디보스톡으로 이어지는 자원 에너지 벨트가 대표적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돈, 즉 외국자본이 필요한데, 어느 하나가 물꼬를 트게 되면 외국인 투자도 봇물을 이룰 것이다. 한국이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철강은 수혜산업이 될 것이다. 현재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에너지다. 에너지 부문은 러시아 천연가스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것이다. 강관산업 특수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경제특구가 활성화되면 머지않아 북한에 파이프나 철 구조물, 가공공장이 들어설 날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이 현실화될 경우 통상마찰과 저가 수입 등으로 고사(枯死) 위기에 처한 한국 철강산업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철강업계는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 한국 철강업계의 쌍두마차인 포스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교체되는 아픔이 반복되고 있고, 현대제철은 3세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는 절호의 찬스가 되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아쉬움으로 남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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