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제강사가 사상 최대 호황의 실속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 사업·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철근 주력 제강사 5개사의 2017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5.9%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감소했다. 호황을 연출했던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익성이다.

사상 최대 수요가 몰렸던 지난해 철근 제강사의 외형은 크게 늘었다. 본지 집계기준, 5개사의 지난해 철근 판매는 전년 대비 7.5% 늘어난 496만3,000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15.7%(대한,한철,환영 기준)의 판매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5개사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5% 늘었다.

실속 없는 덩치만 커진 셈이다. 연중 재고부족에 시달릴 만큼 극심했던 품귀 시황까지 감안하면, 떨어진 수익성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각사 사업/감사 보고서, 스틸데일리
▲ 각사 사업/감사 보고서, 스틸데일리

원부자재 리스크가 공통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철근 제강사의 철스크랩 평균 매입가격은 톤당 32만5,000원(대한,한철,환영)으로 전년 대비 28.5%나 뛰었다. 10배 이상 오른 전극봉을 비롯해 합금철, 내화물 등 부원료 가격폭등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큰 폭의 원부자재 가격상승도 문제지만, 예상치 못한 시점의 단기폭등이 더 큰 부담이었다. 적절한 원가반영 시점을 잡기도 어려웠던 데다, 부원료 원가상승은 고스란히 떠 안았다.

왜곡된 시장구조 문제도 컸다. 극심한 품귀로 대란을 겪었던 시황과 달리, 장기계약으로 묶인 가공·실수요는 역마진이 심각했다. 실제로, 지난해 실수요 납품가격은 유통시세를 톤당 10만원 가깝게 밑도는 상황이 지속됐다. 장기 실수요 납품에 주력하던 제강사는 수익성 높은 유통판매에 나설 재고 확보조차 어려웠던 게 현실이었다.

제강사별 수익성 희비 또한 같은 맥락에서 크게 엇갈렸다. 5개사 가운데 수익성이 개선된 제강사는 YK스틸과 환영철강 2곳에 불과했다. 환영철강의 경우, 동종 제강사에 비해 월등히 높은 유통판매 비중이 독보적인 수익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YK스틸은 두 자릿수로 늘어난 생산·판매량과 매출, 유통판매 확대 등이 수익개선에 힘을 실었다.

한편, 한국철강은 단조사업 유형자산의 공정가치(손상차손 1,142억원) 반영으로 434억원의 당기순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회계상 반영일뿐, 단조사업 정리나 설비감축 등과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각사 사업/감사 보고서, 스틸데일리
▲ 각사 사업/감사 보고서, 스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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