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격 하락 왜?
중국 철강재 가격이 당초 기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상 양회 직전인 2월부터는 유통업체의 주문이 늘고, 3월이 되면 시중 가격도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춘절 이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과는 달리 가격이 약세다. 현지 메이커나 유통상들도 매기가 없다고 말한다. 그럼 왜 최근 가격은 약세를 보이는 것일까?

첫 번째는 공급에 영향을 주는 확실한 이슈가 없다는 점이다. 어차피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2016년 4분기 이후 가격 상승은 수요증가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유도로와 띠티아오강 전면폐쇄, 동절기(난방절) 하북성 5개 도시에 대한 공장가동 전면 중단이 배경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이슈는 초기에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이미 약발이 다 떨어졌다. 시중에는 5대 도시에 대한 공장가동 중단이 더 연장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연장을 발표한 곳은 당산(唐山)시 한 곳 뿐이다.(11월14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또 지난해 5대 도시의 가동중단에도 불구하고 전체 생산량은 오히려 늘었다. 물론 유도로와 같이 기존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숫자가 통계에 잡혔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들 도시의 생산능력(Capa)이 6,700만톤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들 설비의 재가동은 과잉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올해에도 3,000만톤의 철강설비능력을 줄이겠다고 하지만 지난해 5,000만톤보다 줄어든 숫자다.

두 번째는 시중 재고 및 생산자 재고가 많다는 점이다. 2월말 현재 5대 품목(열연, 후판, 냉연, 철근, 선재)의 시중 총 재고는 약 1,900만톤으로 전년동월대비 2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2월말 800만톤을 밑돌던 것에 비하면 매우 가파른 증가세다. 중대형 철강사 재고도 1,200만톤에 달한다. 지난해보다는 줄었지만 역시 증가세다. 시중 재고가 많다는 점은, 중국의 유통을 통한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이 좀 더 지속되면 자금력이 부족한 메이커나 유통은 할인판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양회에서 발표한 GDP, 인프라 투자 등은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여기에다 미국과의 패권다툼과 보호무역주의.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최근 몇 달간 불안 심리는 더 커졌다.

◆향후 가격 전망
그렇다면 가격은 언제쯤 반등할까? 이대로 눈치 보기가 지속질 것인가? 혹은 더 하락할 것인가?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중국사람 조차도 의견이 엇갈린다. 가격이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고 말하는 측은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었고, ▲원가가 높다는 점, ▲중국 정부의 저가판매를 막는 가이드라인 등을 꼽고 있다.

반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측은 ▲최근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았고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 ▲3월16일부터는 하북성 5대 도시의 재가동으로 생산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필자는 지금은 서로가 눈치 보기 기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러 번 얘기했듯이 3월16일부터 약 10일간 생산량이 관건이다. 현재 중국의 수요나 원가구조, 업계 자금사정 등 가격이 더 오르거나 최소한 하락하지 않을 요인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모든 요소를 상쇄할 수 있는 최대 변수가 생산 재가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원가와 수요 호조 등을 감안했을 때 급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 재고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하락기(11년~16년 상반기)에 비해서는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중국은 쏠림 현상이 유독 심한 나라다. 결국 지금의 하락은 불안심리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조만간 환경이나 무역분쟁과 관련한 추가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것이 계절적 성수기와 함께 가격을 견인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상반기 중 가격 급등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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