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앤스틸 김홍식 부사장
▲ 스틸앤스틸 김홍식 부사장
지난해 화두는 적폐청산과 4차 산업 혁명이 아닐까 싶다. 새삼 지난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새해 다짐을 하려함이다. 기라성 같은 선배 분들 앞에서 말단 후배가 감히 자세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큰 결례이고 무례함이란 것을 알지만, 25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하면서 느낀 바를 얘기하고 얘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나 자신의 적폐부터 청산 하자는 것이다. 현재 한국 사화에서 적폐란 단어가 정치용어가 된 것처럼 비춰지지만 사실 적폐의 뜻은 누적된 폐단, 즉 ‘오랜 동안 누적되어 버린 잘못된 것들이 쌓인 것’을 의미한다. 굳이 신년이 아니더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물론 철강업계 역시 바로잡아야 할 숙제가 밤을 새워 얘기 할 만큼 많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안고 있는 잘못된 관행부터 바로잡자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남의 눈에 티끌은 보면서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혹여 타인을 평가함에 있어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하지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두 번째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가령 철강산업은 남성에게 적합한 업종이고, CEO는 금속공학과를 나와야 한다는 것 들이다. 대 중국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나치게 수비적인 관점에서 중국을 대한다.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를 위해 우선 방어적 관점보다 중국을 이용하려는 공격적 관점이 필요하다. 사드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드배치 이후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일련의 조치, 가령 롯데백화점에 대한 영업정지나, 한류스타의 방송출연 금지, 한국 여행 중단 등을 들어 마치 한국경제는 중국의 속국이 된 양 얘기하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중국이 취한 조치는 일반 국민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에 국한됐고, 전자제품이나 기계류 등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오히려 수입이 늘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국이 모든 제조업 분야에서 대국인 것은 맞지만 강국은 아니다. 세상은 달라졌다. 큰 것이 이기는 세상이 아니라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이기는 세상이 됐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중국의 양이 아니라 중국의 속도다.

세 번째는 사람에 투자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철강업계 뿐만이 아니라 한국 산업계 전반에 걸쳐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인적자원에 투자는 매우 인색한 편이다. 철강업계, 특히 유통업체의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한데, 대개 “교육 투자를 하면 나가기 때문”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필자는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답이라고 생각한다. 철강 유통업체는 기동성과 판단력이 생명이다. 그러니 더욱더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문명의 발달이 일의 처릴 속도와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 없이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창의성으로 이어진다. 산업혁명을 외국에서는 Industry 4.0이라고 하는데, 사물인터넷이나 데이터 마이닝, AI 등은 도구일 뿐이다. 이러한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창의성에 속하는 영역이다. 창의성은 틀에 박힌 시스템에서는 나오기 힘들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본격적인 버블붕괴가 시작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모두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경기를 맞추려 하기 보다는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콜롬버스 달걀’ 얘기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발상의 전환이다.

2018년은 황금개의 해라고 한다. 굳이 의미를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새해에는 모든 것이 술술 풀리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해, 상식이 통하는 해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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