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수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나홀로 약세장의 속앓이가 커진 한국 철근 업계의 고민 때문이다. 수익확보 대안을 찾아야하는 당장의 절박함부터, 호황이 끝나가는 시장의 수요 감소 대응책까지 수출 관심이 늘어난 속사정도 다양해졌다.[편집자 주]


■ 독보적인 고가매력 발산하는 ‘중국행’

고민의 자극제는 단연 중국이다. 글로벌 최저가를 대표하던 중국은 주변국 철강재가 입맛을 다시는 시장이 됐다. 내수판매 비중 100%에 육박하는 한국 철근업계가 수출에 대한 고민을 앞당긴 이유이기도 하다.

11일 현재, 중국 내 5대 주요 시장의 평균 철근 가격은 톤당 4,896위안(증치세 17%포함,740달러). 이 가운데 상해는 톤당 5,050위안(763달러), 광주는 톤당 5,430위안(820달러)으로 5,000위안 선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중국 마이스틸
▲ 중국 마이스틸

최근 한 달 사이 중국 상해지역 철근 가격 상승폭은 톤당 810위안으로, 같은 기간 H형강(240위안), 앵글(210위안), 채널(180위안) 등 여타 봉형강류 품목의 3.4배~4.5배에 달했다. 봉형강류 최고가를 넘어 냉연강판 가격까지 넘보는 철근 가격은 분명 상식을 말하기 힘들다. 심각한 이상기온 일지라도, 중국 철근 시장이 발산하는 고가·고수익 매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한국향 수출을 고민하던 대만산 철근은 중국으로 행선지를 바꿨다는 소식이 놀랍지 않다. 막연히 수출시장을 물색하던 한국의 철근 제강사가 중국 수출을 검토하는 것 또한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 韓 가공실수요가 vs 中 유통 최고가 격차 ‘17만원’

한국산 철근의 중국 수출은 가능할까. 요즘 가격만 따진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견해다.

한국의 철근 가격을 ‘유통최고가’, ‘유통가’, ‘가공실수요 납품가’ 3가지로 나눠 환산했다. 중국의 증치세 포함 비교 시, 11일 현재 중국 5대 도시 평균가격이 108위안(1.8만원)~498위안(8.2만원) 높은 상황이다. 한국 가공실수요 납품가격과 중국 유통 최고가격은 무려 1,032위안(17만원)의 격차로 벌어진다. 유동적인 운임과 부대비용을 제외한 조건이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만한 하다.


본지가 수출 가능여건을 문의했던 중국 대형 철강유통기업은 반색했다. 현지 업체 관계자는 “한국산 철근의 중국 진출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직접 판로확보에 나서겠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중국의 국가표준인 GB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한국의 KS 규격 그대로는 수출이 불가능하며, 일본의 JIS 규격 또한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

무인증 시장을 겨냥한 불명예스러운 수출에 나설 생각이 아니라면, 중국 철근 시장진입의 전제조건은 GB인증 취득이다. 언제든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중국 GB인증 하나 정도는 준비해둬도 될 법하다.

한국철강협회,스틸데일리
▲ 한국철강협회,스틸데일리

한국의 철근 수출은 지난 2009년~2010년을 정점으로 급감했다. 최근에는 호주나 중동, 아시아 일부 국가에 프로젝트성 수출물량이 일부 수출되는 정도에 불과하다. 2011년까지만 해도 연간 20만톤을 넘어서던 중국향 수출 또한 2014년 이후 사실상 끊긴 상태다.

한국 철근 제강사들의 해외 인증 보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현재 중국의 GB인증을 보유한 제강사 역시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동안 한국산 철근의 중국 수출은 상징적인 의미로 제한됐다. 한국 내 철근 가격의 저평가 상황이나, 불합리하게 떨어진 수익성을 비꼬는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은 수익확보가 가능한 수출시장으로, 우선적인 검토가 필요한 대상으로 의미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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