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제강사가 내진철근 시장에 대한 긴급점검에 나서고 있다. 경주에 이어 포항 지진으로 내진강재 관심이 급증하는 분위기를 의식한 것이다.

국내 7대 철근 제강사는 개정된 KS 기준에 맞춘 내진철근 인증을 완료한 상태다. 이미 모든 철근 제강사가 내진철근 공급능력을 갖췄지만, 납품실적은 아직 초라하다. 올 한해 현재까지 내진철근 납품실적을 기록한 제강사는 1~2곳에 불과하며, 납품량도 5,000톤 미만의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내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지만 내진철근 수요는 답보 상태다. 내진 조건을 강화한 건축법 개정에도 내진설계 건축물 자체가 크게 늘지 않는 데다, 그나마도 내진용 철근이 아닌 일반철근으로 내진 설계가 이뤄진 탓이 크다.

철근 제강사의 미흡한 대응도 원인이다. 내진철근 KS 인증 경쟁이 치열했던 것에 비해, 이후 판매 영업은 소극적이었다. 극심한 품귀로 철근 영업력의 여유가 없었던 상황에서, 제한적인 내진철근 시장에 전담 인력을 배치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내진철근 가격도 고민이다. 현재 철근 제강사의 내진철근 엑스트라는 강종별로 톤당 2만원~5만원까지 다양하다. 이렇다 할 납품 실적조차 없다보니, 내진철근에 대한 가격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실정이다. 건설업계 입장에서도 톤당 2만원~3만원 이상 높은 내진철근 사용에 선뜻 나서기 부담스럽다.

제강사 내부적인 부담도 적지 않다. 내진철근의 적극적인 수요창출을 위해서는 높은 가격이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일반 철근 대비 톤당 2만원~3만원 가량 높은 내진철근 생산원가를 고려할 때, 당장 무리한 공급가격을 책정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포항지역 지진으로 내진철근 수요증가에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여전하다”며 “내진강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관련법 개정과 건축시장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철근 제강사 내부적으로도 내진철근 수요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원가개선과 공급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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