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환경규제가 철강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환경규제가 철강기업들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시대가 됐다. 지난 9월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몇 가지 변화를 짚어 보자.

판코리아메탈 신용규 대표이사
▲ 판코리아메탈 신용규 대표이사
# 공급축소에 따른 가격급등

실질 생산 5,000만톤 전후로 추정되는 유도로 폐쇄가 지난 6월말 완료됐다. 그 영향으로 빌릿, 열연 등이 40% 이상 올랐다. 철강 시장의 주도권도 메이커가 쥐게 됐다. 중국 쇳물 생산업체들의 이익은 20%를 넘고 있다. 이란은 그 보다 더 많은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압연업체들은 고통이 커지고 있다. 또 지하경제에서 구매하던 소비자들도 정품 구매로 돌아서면서 고로사들의 생산이 5%(2,000만톤) 증가했다.

# 공급선 다변화


그 동안 중국이 철강 무역의 중심이었다.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와 중국 내수가격 상승으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하락했다. 그 결과 해외의 중국산 철강제품 소비자들은 구매처를 인도,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했다. 한국도 중국 일본에서 주로 빌릿을 수입했지만 이란, 베트남,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 됐다.

그 결과 중국의 철강 수출은 약 26% 정도 줄었다. 필자는 한국도 중국의 철강제품 수출 감소에 혜택을 봤다고 생각한다.

# 중국산 스크랩 수출의 시작

중국의 철 스크랩 수출로 올해 스크랩 시장이 뜨거웠다. 중국은 6월 한달에 21만톤이 수출됐다. 7월은 17만톤, 8월 41만톤으로 급증했다. 9월에도 30~40만톤 정도가 될 전망이다.

# 철광석 석탄 가격 급등

제강사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50달러 전후였던 철광석 가격이 80달러대에 진입했다. 호주산 강점탄은 FOB 140달러대에서 210달러 대로 수직 상승했다.

9월은 이제 지나갔다. 그렇다면 향후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가 관건이다. 9월 하순들어 중국의 철강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다. 그만큼 불안감도 크다. 향후 원가 변화를 중심으로 시장을 짚어 보겠다.

최근 가장 큰 특징은 부자재 가격의 급등이다. 원가 비중이 미미했던 전극봉, 내화물과 같은 부자재 값이 제강사를 압박하고 있다.

10월18일 시작되는 19차 중국 공산당 회의가 1개월 정도 남았다. 9월10일경부터 철강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1. 실수요가들의 가격 저항

거침없이 오르던 쇳 값에 소비자들의 저항이 본격화되고 있다. 터키 건설사들은 30%에 달하는 수입관세를 낮춰 줄 것을 요구했고, 10%로 떨어뜨린 것은 하나의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철강사들의 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00% 증가했다. 재정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쇠 값으로 인해 정부의 물가 통제 및 가격 인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3단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1단계는 북경지역 건설공사를 줄여 건축 자재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 유도이고 2단계는 당산지역(특히 펑룬구) 압연사들의 생산을 금지해 빌릿, 열연코일의 가격을 떨어뜨렸다. 9월25일~3월말까지 소결로 생산을 50% 줄여 가격 안정을 꾀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당산시는 26일자로 해제했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빌릿은 9월11일~25일 290위안(44달러)_ 하락해 3,500위안(527달러, 공장 상차)로 하락했다. FOB 510~520달러 정도되는 것이다. 열연코일도 FOB 605~610달러선에서, 570~575달러로 하락했다.
부자재 가격 폭등에 제강사의 원가가 크게 올랐다. 이젠 부자재가격도 원가에 반영해야 할 상황이 됐다.
▲ 부자재 가격 폭등에 제강사의 원가가 크게 올랐다. 이젠 부자재가격도 원가에 반영해야 할 상황이 됐다.

2. 스크랩 가격의 하락 조정 시작

1) 배경

종전에는 철 스크랩 가격이 빌릿과 철근 가격을 좌우했다. 최근에는 전극봉 내화물 가격이 폭등해 이들 부자재 가격이 원가 산정에 필요하게 됐다.

300톤 전기로를 보유하고 있는 터키의 Colakoglu, Habas, Icidas 등은 30인치 이상의 대형 전극봉을 주로 사용한다. 전극봉의 원가 비중은 전기로에 1%, 정련로(Ladle Furnace) 0.35% 등 총 1.35%이다. 전극봉 가격은 이미 3만유로를 돌파했다. 전극봉 가격이 올라 톤당 생산원가가 47달러 상승한 것이다. 3월 2,000유로와 비교하면 15배 뛴 것이다.

한국, 대만, 일본, 베트남 등의 전기로는 50~150톤 규모다. 전극봉이 원가에 차지하는 비중은 터키보다 적은 0.3~0.4% 정도이다. 터키에 비해 영향이 덜하다.

내화물 가격도 약 50% 정도 올라 1,100달러를 넘는다고 한다. 내화물의 원가 비중은 약 3%~5% 정도다. 내화물 원료 중 하나인 마그네슘은 중국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환경 규제로 광산 폭발을 규제하면서 공급이 크게 줄었고, 그 영향이 가격에 미쳤다.

합금철도 50% 정도 상승했다. 2015년 하반기 800달러 수준이었던 페로실리콘이 지난 5월 1,100달러를 넘었다. 합금철 전체로 보면 철근 특수강 모두 원가 상승 압박이 상당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톤당 50~60달러 정도 원가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터키의 경우 철 스크랩에 110~120달러 정도 추가하면 빌릿의 손익분기점으로 봐 왔다. 그러나 지금은 빌릿 대비 최소한 170달러 이상 되어야 손익분기에 도달한다.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부자재 가격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

결국 터키 제강사들의 빌릿 출고가격은 FOB 520달러 정도다. 이윤 20달러를 빼면, 철 스크랩 수입가격은 315~320달러까지 떨어뜨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지금 철 스크랩 가격이 폭락 중이다.

2). 변수

전극봉 오퍼가 필자에게도 오고 있다. 한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UHP 24인치는 3만~3만2,000달러 정도다. 20인치는 2만7,000~2만9,000달러 정도다. 지난 6개월간 오퍼가 뜸했다. 가격폭등 소식은 있지만 전극봉 부족으로 가동 중단 됐다는 소식은 없다.
중국산 빌릿이 폭락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 중국산 빌릿이 폭락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전기로사들도 전극봉 구매 노력이 몇 달전 처럼 그렇게 치열하지 않다. 전극봉 가격은 오를 만큼 올랐고, 내년 2분기까지 생산 설비 확충도 어려워 급락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내화물과 합금철도 비슷하다. 필자는 오히려 약간 가격이 하락 할 수도 있지 않나 생각도 하고 있다.

빌릿 - 170달러 = 철 스크랩 가격 공식은 좀 지나치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빌릿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중국 정부의 환경정책은 일회성이 아니다. 최소 3년~5년 지속될 것이다. 제강사들의 생산규제가 다시 본격화 될 것이다. 지난 3분기 유도로 폐쇄로 인해 고로 제강사들의 생산도 약 5%(2,000만톤) 늘었다. 신규 전기로들이 약 1,400만톤 증가해 총 3,400만톤 정도 생산이 늘어났다 공급의 완화로 일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소결로 50% 감산은 다시 고로에서 3,000만톤 정도 감산을 이끌어 낼 것이다.

빌릿 가격은 추가로 20~30달러 정도 하락 할 수도 있지만 지금 가격이 무릎 정도 하락한 상태로 보인다. 즉 FOB 515~520달러 정도에서 안정을 찾고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
한국산 빌릿의 수출이 준비되어야 할 때다
▲ 한국산 빌릿의 수출이 준비되어야 할 때다

3) 결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국의 환경 보호 강화로 공급이 줄었다는 것이다. 자원 분배가 들쭉날쭉하고, 가격이 요동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감소는 가격이 강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 영향을 가장 직접 받는 품목은 빌릿이다.

한국 철강기업들은 수출 마인드가 있다. 중국의 공급 축소를 잘 활용하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필자는 대표적인 품목이 빌릿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이 후판이다.

빌릿은 3분기부터 수출이 시작됐어야 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다.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 한국 빌릿이 수출 길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필자가 빌릿 트레이딩을 해서가 아니다. 전극봉에 직격탄을 맞은 터키보다 한국 제강사가 경쟁력이 있다.

지역적으로는 필리핀이 가장 유리하다. 필리핀은 Loading Port Survey Report 때문에 이란 빌릿이 들어오기 어렵다. 중국산은 거래량이 적고, 러시아는 너무 멀다. 베트남은 공급능력이 제한적이다. 결국 일본과 한국 빌릿이 동남아시아 시장을 쥐락펴락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후판도 개선되고있다.

BDI지수는 700~800선까지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1,400~1,500까지 회복됐다. 내년에는 조선경기 활황은 기대하기 어렵다. 프로젝트 개념의 수주보다 한국과 FTA 혹은 AK가 체결돼 있는 터키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수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태국의 경우, AK(아세안-코리아경제)협정으로 수입 관세가 중국과 같은 5%이다. 가격 경쟁력은 있다고 본다.

철근의 수출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수출지역은 미얀마,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을 주로 대상으로 볼 수 있는데, 터키, 인도, 이란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다. 중국은 FTA 협정에 따라 2.1% 수입 관세에 부가세 17% 감안 할 경우 가능성이 없다.

중국의 생산 규제가 한국 철강사의 수출 증가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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