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정예찬 기자
▲ 스틸데일리 정예찬 기자
한 강관 메이커 경영인 A사장이 있다. 대기업까지는 아니더라도 강관 업계 내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A사장은 오래 전부터 중국산 각관 수입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에서의 관심이다. 그는 중국산 각관의 유입량이 얼마나 되고, 유입 루트는 어떠한지 등을 궁금해했고, “가뜩이나 공급과잉인 한국 강관 시장에 중국산 구조관이 유입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수 차례 얘기했었다.

지난주 오랜만에 A사장을 만났다. 그는 “최근 새로운 경험을 했다”라며, “중국으로 강관을 수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강관 담당 기자로써 어떤 제품을 어디에 얼마나 수출했는지 알고 싶었으나 A사장은 얼마 되지 않는 물량이라며 기사로 노출되기를 꺼려했다. 결국 해당 소식은 취재로 이어지지 않았다.

실제로 중국산 각관은 이미 국내 강관 시장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6년에는 월 평균 1만 2,400톤 꼴로 수입됐고, 2017년 1월에는 무려 2만톤을 육박하는 물량이 유입됐다. 이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물량이기에 월별로 작성하고 있는 ‘강관 수출입 통계’에서도 고정적으로 중국산 각관 수입 동향을 체크하고 있다.

자료 : 한국철강협회
▲ 자료 : 한국철강협회


이제 중국산 철강재의 수입은 꽤나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과장을 조금 보태 국내에서 생산되는 강관의 절반에는 중국산 소재가 쓰였을 것이다. 열연 소재는 둘째 치더라도, 중국산 강관이 국내에 유입되는 동안 한국은 중국에 얼마나 수출하고 있을까?

통계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강관은 총 9만 9,205톤이다. 그 중 중소구경 ERW강관은 총 5만 5,280톤, 물량 비중은 약 60%에 달한다. 중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물량 또는 중국 내 시장에서의 영향력 등을 생각해보면 터무니 없이 적은 물량이지만 수출 실적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자료 : 한국철강협회
▲ 자료 : 한국철강협회


2017년에는 중국향 강관 수출량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집계 가능한 4월까지의 데이터로 보면, 4월까지 중국으로 총 3만 9,836톤의 강관을 수출했다. 연간 수출량은 약 12만톤까지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같은 기간, 중소구경 ERW 강관은 총 1만 9,909톤 수출했다. 연간 약 8만톤 수출을 예상해볼 수 있다.

지루한 숫자를 뒤로하고, 다시 A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앞으로 기회만 된다면 중국향 수출을 늘려나가고 싶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또한 “한국이 중국에서 저급재 철강재만을 수입한다고 해서 중국 시장 자체가 저급은 아니더라. 분명 고급재 수요가 존재하고, 심지어 한국보다 더 나은 품질의 강관도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 어쩌면 강관 시장만 놓고 보면 중국이 한국보다 더 발달한 상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는 내용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기자로써도 강관 수출에 대해서는 그동안 미국향 유정용강관 이슈에만 집중했던 것도 사실이다. 유정용강관이 물량으로나 금액으로나 업계에 미치는 영향으로나 결코 놓칠 수 없는 품목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주식도 ‘분산투자’가 답이듯, 강관 수출에도 다변화, 다양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의 수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격려, 그리고 무엇보다 ‘제보’를 부탁 드린다.


ps. 6월 21일 개최 예정이었던 [S&S강관세미나2017]이 내부 사정으로 인해 7월 19일로 연기되었습니다. 이미 공지가 되었었고, 일부 독자들에게는 우편으로 안내장을 발송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연기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본 지면을 빌어 독자 여러분들의 너른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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