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 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현재 스테인리스 업계는 "급등 이후 급락"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절감하고 있다.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가격하락과 판매부진을 맞이하며 대다수의 업체들은 제조부터 유통 실수요 할 것 없이 그동안의 이익을 그대로 반납해야 할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해 연말 스테인리스 거래가격은 단기간 내 급등세를 보이며 대다수의 업체들이 짧은 기간동안 상당한 이익을 내며 2016년 경영실적을 단숨에 커버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이 황금기는 너무 짧게 끝이 나버렸다.

지난해 시장은 사실상 정상적인 흐름은 아니었다. 중국발 공급차질이란 특수현상이 만들어낸 신기루였다. 중국의 강력했던 구조조정과 환경단속의 영향으로 상하반기에 두차례의 유례없던 중국발 공급차질이 빚어지며 국내외 가격폭등장이 연출됐다.

´띠티아오강´ 퇴출 계획에 따른 유도로 폐쇄와 덕룡의 가동중단 등 환경단속에 따른 생산차질로 중국 내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고, 일시적인 공급부족 현상으로 중국산 소재 수입길이 막히면서 국내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됐다.

그러나 중국의 공급과잉이란 본질은 사실상 변한 것이 없었다. 구조조정 명목으로 단속에 들어간 설비들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가동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며, 환경 규제에 걸리지 않는 신규 투자는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스테인리스 시장에서 중국의 구조조정 이슈는 이제 더는 가격상승의 약발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양회 이후 중국정부의 구조조정안 발표와 환경문제에 따른 감산정책이 나왔지만 시장은 요지부동 상태다. 오히려 중국 스테인리스 내수가격은 하락을 거듭했다.

지난해 중국 역시 가격급등으로 대다수의 적자 기업들이 모두 흑자로 전환됐고 이 기회를 틈타 결국 생산을 모두 늘렸던 영향으로 중국 내 재고 역시 급격하게 증가했고 수요는 뒷받침되지 못했다. 그리고 결과는 불보듯 뻔했다. 지난해 비정상적이었던 상황이 올해부터 다시 정상화 되고 있는 것이다.

본질은 변한 것이 없었고 특수 현상에 따라 발생한 이변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것. 그렇다면 이제 특수했던 상황에 대한 미련은 접고 앞으로의 대책마련에 고심해야 할 때다. 특히 연말연초 상향조정 됐던 업체들의 판매목표량, 매출목표, 수익성, 재고운영 등에 대한 현실적인 재조정이 요구된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최근 4년간 가격급등 흐름은 2번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니켈가격의 흐름과 연동되었던 제품가격 흐름이 지난 2016년 페로크롬과 중국 변수가 발생하면서 이변이 생겼던 점을 감안해서 본다면, 현재 가격이 바닥이 아닐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과거의 데이터들을 보면 급등 이후 급락흐름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됐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특히 매입과 판매전략, 재고관리에 대한 업체들의 운영의 묘가 매우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이미 업체들의 재고평가손실은 시작됐다. 현재 판매흐름으로 볼 때 상반기 내에 재고를 소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들과 2,3차 유통점들의 구매 기피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메이커는 감산 혹은 물량 줄이기에 나설 것인지, 판매 드라이브를 걸며 고객사들에게 이익을 보전할 수 있는 과감한 가격대응에 나설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또한 유통업계는 매입중단을 통해 재고를 줄이며 유동성을 확보할 것인지, 매입의 묘를 발휘하여 물타기를 통한 판매확대에 나설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기억해야 할 것은 시장의 공급과잉과 판매 플레이어들의 증가와 확장투자로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6년의 이변은 올해 시장에서 재현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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