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정호근 기자
▲ 스틸데일리 정호근 기자
홍수일 때 가뭄을 대비해야 한다. 모두가 아는 일이지만, 홍수나 가뭄 피해가 반복되는 것은 녹록치 않은 현실과 안일한 대처 때문일 것이다.

한 달 판매량 100만톤을 넘나드는 철근 제강사의 역대 최대 실적. 공급한계를 확인시킨 재고공백을 보면서 홍수나 가뭄에 대한 걱정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철근 시장의 큰 불안감은 언제 본격화 될지 모르는 수요 감소다. 이 때문에 철근 시장이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어 온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어쩌면 이례적인 철근 수요가 예상보다 긴 시간 지속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큰 흐름의 수요 감소는 이견이 많지 않은 대세다.

예고된, 또는 예정된 수요 감소에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새삼스런 고민을 각별하게 되새겨야할 시점이다. 넘쳐나는 철근 수요로 잠시 잊었다면, 경각심을 자극하고 싶다. 수요 감소를 대비한 우량 수요처 발굴과 전략적인 거래관계, 수요 트렌드를 적중할 수 있는 체질개선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누구랑 어떤 거래를 할 것인가.

가뭄을 버틸 체력의 비축이나 안배도 중요하다. 최악의 상황에선 홍수와 가뭄이 곧바로 이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철근 시장은 최근 2년여의 호황에서 다양한 이변을 경험했다. 한 가지 확실하게 얻은 교훈은 무엇이든 장담할 수 없는 겸손이다.

‘힘든 시기를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마지막의 승부를 가를 것이다. 혹독하게 각자의 경쟁력을 검증받게 될 시간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차별점을 갖을 수 있는가. 우위를 점할 경쟁력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처절한 고민에 나서야 한다.

호황을 어떻게 빠져 나가느냐도 중요한 관건이다. 효과적인 출구전략을 말하는 것이다. 최선은 ‘남은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일 것이며, 차선은 ‘얼마나 리스크 없이 호황을 빠져나가느냐’가 될 것이다. 욕심을 키우기보다, 손해를 줄이는 리스크 관리는 체력을 보전하는 최소한의 요건이다.

내자가추(來者可追).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으나, 앞으로의 일을 조심하면 지금과 같은 잘못은 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논어의 구절이다. 홍수는 가뭄을 대비하기에 좋은 기회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