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 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회사를 다니면서 퇴사를 고민하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3개월, 6개월, 1년, 3년……’ 등이 주로 언급되는 시기다. 그러나 회사를 얼마나 다녔느냐보다는 얼마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지, 출퇴근 요건이나, 퇴근 이후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 등이 요사이 회사를 옮기거나 퇴직시 고려 요건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가족이 가치가 중요하게 대두되면서 근로시간이나 육아휴직과 같은 복지조건이 중요한 이직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경기에 대한 어두운 전망과 각자 개인이 느끼는 실직에 대한 부담은 퇴사나 이직으로 새로운 희망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입이 역시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에 대해 인색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소위 갑질 회사에 대해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 업체들에 국한된 것일 뿐 대다수 국내 기업 특히 중소 철강제조 및 부품 가공업체들에게 이 같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나 직원 복지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기는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모든 중소 철강업체들에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니며 이 같은 국내 노동 현실이 철강산업에만 해당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겠지만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중소기업들에게 지나치게 인색한 이익분배 시스템 때문이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일례로 모 자동차 부품 가공업체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원자재 구매 단가가 톤당 15~20만원이 올랐지만 아직 이를 납품업체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원청업체인 대형 부품업체 역시 완성차업체로부터 납품단가 인상에 대해 확답을 받지도 못한 상황이다보니 먼저 얼마를 인상해주겠다고 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가전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미 원자재인 컬러 등 철강재 부품단가는 지난해초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가격 상승으로 톤당 20~30만원 수준의 원자재 구매 단가 인상이 이뤄진 상황이지만 중소 부품업체나 원자재 공급업체들은 제대로 이 같은 제조원가나 철강재 구매단가 상승분을 원청업체로부터 보장받지 못한 채 납품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철강산업은 산업의 쌀이라 여겨지는 중요한 원자재임에 틀림없다. 또한 철강재 가격 상승은 수출로 생존을 영위하고 있는 후방 기계 및 자동차, 조선 및 가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로 연결된다는 주장 역시 반박하기 어려운 산업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을 무기로 정당한 철강재 가격 인상 요구에 대해 납품 축소나 납품업체 제외 등과 같은 방법을 들어 중소 철강 제조 및 유통업체들을 사지로 계속 몰아간다면 과연 언제까지 높은 수준의 부품 가공기술력을 하청업체들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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