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재직했던 회사를 떠나 홀로서기에 나서기란 여간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한번 철강 산업에 발을 들이면 좀처럼 그 주변을 떠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본지에서는 OB인터뷰 코너를 마련하여 독립에 성공하여 스테인리스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의 창업 과정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등을 듣는 시간을 마련해봤다.

첫 번째 주자로 삼미종합특수강과 상우금속에서 근무한 뒤 지피스틸을 창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손원식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편집자주]

지피스틸 손원식 대표이사
▲ 지피스틸 손원식 대표이사
Q> 먼저 지피스틸에 대한 소개를 좀 부탁드립니다.

A> 지피스틸은 2006년 5월 안산 시화공단에서 첫 둥지를 틀었다. 현대비앤지스틸과 현대제철, 대양금속의 대리점으로 출발했으며 내년이면 창립 11주년이 된다. 2010년 10월에 슬리터 설비 등을 준공하면서 본격 스테인리스 스틸 서비스센터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연간 200억원의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방가전용(식기세척기, 주방후드,가스오븐렌지, 냉장고 등) 스테인리스 원자재 납품이 주요 매출원이다. 실수요와 유통 비중은 8:2 정도이며 직원수는 총 15명이다.

지피스틸 이외에도 IS 튜브라는 스테인리스 파이프 공장을 경기도 용인시에서 운영하고 있다. 주로 소구경 스테인리스 파이프를 제작하여 반도체 공장 등에 납품하고 있다. 또한 청도에 Q GPSTEEL이란 해외지사도 갖고 있다. 청도 지피스틸에서는 청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국 실수요 업체 공장에 스테인리스 원자재 공급을 주로 하고 있다.

Q> 어떤 경로로 스테인리스업에 종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지피스틸을 설립하게 됐는지 궁급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도 이야기 듣고 싶습니다.

A> 삼미종합특수강에서 판재영업부에서 5년간 근무하다가 그만 두고 나와 현대비앤지스틸의 대리점이었던 상우금속에서 7년 정도 필드경험을 쌓은 후 지피스틸을 창립하게 됐다. 처음 삼미종합특수강에 입사할 때부터 사업을 해야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입사한 이후 필드에서 조금씩 분야를 확장하며 트레이닝을 해왔다. 지피스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이나 수난없이 나름 평탄하게 왔던 것 같다. 주변의 도움이 컸다는 생각이다. 특히 대양금속의 도움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지피스틸이 삼성이나 LG전자 등에 주방가전용 스테인리스 납품을 하다보니 원하는 폭으로 다양하게 원자재를 공급해줄 수 있는 곳이 절실했다. 다른 메이커들의 경우 메타폭 1219폭 등 정사이즈로의 주문이 들어가야 했지만 대양금속은 정폭이 아닌 스케치 사이즈로의 원자재 공급이 가능했다. 정폭 사이즈들의 경우 로스 발생율이 크기 때문에 대양금속은 지피스틸에게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되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Q> 오랜기간 철강업에 몸담아 오시면서 나름대로의 원칙과 경영철학이 있을 것 같습니다.

A> 경영철학이라기 보다는 함께 지피스틸을 꾸려가는 직원들이 잘 놀줄 알아야 일도 잘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가급적이면 직원들이 쉴 때는 충분히 쉬고 잘 놀아야 현업에 복귀해서는 더욱 일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회사에 있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일을 더 잘 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주 5일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샌드위치 휴가 때도 모두 쉬고 있다. 앞으로는 직원들과 일년에 한 번 정도 해외로 워크샵을 다녀오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지피스틸 1공장 CPL설비, 자체 개발과 노하우를 통해 700~900mm 폭 가공에 특화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두께 0.3~2.0mm, 폭 600~1,140mm까지 가공이 가능하다.
▲ 지피스틸 1공장 CPL설비, 자체 개발과 노하우를 통해 700~900mm 폭 가공에 특화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두께 0.3~2.0mm, 폭 600~1,140mm까지 가공이 가능하다.

Q> 국내에 많은 스테인리스 업체들이 있습니다. 지피스틸의 장점 혹은 경쟁력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A> 가전용 스테인리스 시장에서는 다른 업체들보다도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가전 시장을 중심으로 지피스틸만의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정폭이 아닌 스케치 사이즈의 공급을 꼽을 수 있다. 언제나 고객사들의 요구에 맞춰 스케치 사이즈의 제품들을 공급할 수 있는 자세와 준비가 되어 있다. 국내산과 수입재 모두 자유자재의 사이즈를 제공할 수 있는 공급처를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양금속이 원하는 폭의 사이즈 공급이 가능하며, 중국 대만에서도 스케치 사이즈 공급이 가능한 공급처를 갖고 있다. 가전용의 경우 제품 특성상 비규격 사이즈들이 많은 편이다. 모델마다 사이즈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이 절대적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메이커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가전 시장에 대한 수요파악을 정확히 하고 비규격 사이즈에 대한 공급능력 대응이 보다 적극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피스틸은 헤어라인과 No.4 가공이 가능한 CPL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설비의 경우 자체 개발과 노하우을 통해 700~900mm폭의 가공에 특화되어 있다. 즉 스케치 사이즈들의 표면연마 경쟁력이 타업체들보다 우수하다. 로스없이 원하는 폭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이 지피스틸의 최대 강점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Q> 현직에서 종사하고 있는 업계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나 혹은 스테인리스업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분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

A> 혹시라도 독립을 생각하고 있다면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를 충실히 다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또한 요즘 보면 젊은 친구들 중에 여기저기 회사를 옮겨 다니는 사람들도 자주 보이는데 옮겨다니기 보다는 한 곳에서 충실하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사실상 스테인리스 업계가 다들 알고 뻔하기 때문에 정직하고 솔직하게 장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노하우라는 생각을 한다.

Q> 마지막으로 지피스틸의 내년도 목표는 무엇이며, 장기적으로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 어느 업체이든 매출증대는 경영자로서 매우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반기 이후 스테인리스 뿐만 아니라 모든 철강이 핫하게 떠오르고 있다. 내년에도 가격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바닥시장의 실수요는 큰 변함이 없다. 내년의 경우 오히려 회사들의 부실이 많아질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동차와 가전 실수요의 경우 대형 수요가들의 원가절감 문제 등으로 가격인상 적용이 쉽지 않고 여러가지 문제들이 산재해 있기도 하다. 일부 유통들의 경우 창고에 물건을 쟁여두고 팔지 않고 있기도 하다. 재고가 없다고들도 하지만 현재 쓰려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내년도에는 매출 증대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회사를 더욱 크게 키우는 것보다는 직원들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직원들 이름으로 매달 백만원씩 불우이웃 돕기를 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자기계발비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직원들이 다니기 편안하고 좋은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

지피스틸 전경
▲ 지피스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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