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 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우리는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기도 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이면 나의 목을 옥죄는 적이 되어 뒤통수를 가차없이 가격하기도 한다.

원자재 구매 단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고 수요처들의 가격 인하 요구는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영업이익률 확보 자체가 지상 과제가 될 정도로 경영환경은 갈수록 열악한 상황으로 전개되어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갈수록 악화되기만 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내년 생산 판매와 수익 목표를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나마 낮은 구매단가를 유지하던 중국산 가격의 상승추세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 반면 자동차와 가전, 건설, 기계, 조선 등 주요 수요업체 및 관련 부품업체들은 가격 인상 요구에 난색만 표할 뿐 수익성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진 요즘이다.

특히 무역제재와 중국 및 일본산 등과의 경쟁심화로 수출 확대가 만만치 않아진 상황에서 국내 대형 수요업체들의 해외 이전은 가뜩이나 수입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향후 지속적인 성장 발전과 그리고 안정적인 철강재 수요를 바탕으로 한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철강 제조업체부터 부품가공업계, 최종 수요처로 연결되는 튼튼한 연결고리를 완성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시기라고 이야기한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서로 이익을 조금씩 양보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기업간의 거래에서 인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일례로 당장 국내산을 구매할 때 중국산을 구매할때보다 눈앞에 손해가 불을 보듯 뻔한데 과연 누가 높은 단가에 국내산을 구매를 하려 하겠는가?

때문에 상호 신뢰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동반성장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해진 상황이다. 혼자만의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엔 분명히 역부족이다.

그러나 진정한 베니핏 쉐어링을 통해 부품 가공업체들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면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이나 품질을 앞세운 일본 및 유럽산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처지거나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이제는 한물갔다는 세간의 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덧붙이자면 납품 단가를 깍기만 하려는 대형 수요처들의 구태의연한 행태 역시 결국 국내 관련 부품 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자신들이 생산하는 제품 경쟁력 저하로 연결된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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