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 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지난 2년간 스테인리스 시장은 내리막세를 보인 반면, 올해 들어서는 다행히도 니켈 등 원료의 역공으로 시장은 오름세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침체일로를 걷던 스테인리스 업계 전반이 반사이익을 누렸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흐름은 장담하긴 어렵지만 오는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관계자들의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판매량이 늘었던, 수익성이 나아졌던 어찌됐든 메이커부터 유통까지 전반적으로 성적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긴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제 스테인리스 업계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확장세를 보여왔던 초근접국가이기도 한 중국의 성장세는 국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년을 돌아볼 것도 없이 3년전만 하더라도 들어보지 못했던 신규 업체들의 제품이 국내에 들어오기도 하는 등 국내의 수입지형에도 상당한 변화가 이뤄졌다. 최근 중국 내 공급 불안 문제가 대두되면서 그나마 위협적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 같긴 하지만 언제 다시 전세가 역전될 지는 알 수 없다.

공급이 불안정할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량들은 어떤 식으로든 채워져왔다.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깨졌다. 그만큼 예전과 비교했을 때 중국이란 시장의 변화가 국내에 주는 영향을 무시하기 어려운 시대로 진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이커부터 유통까지 국내 업체들에게 그동안 생존의 키워드 중 하나이기도 했던 "매입처 다변화"는 여전히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며,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지속적으로 변화의 추이를 짚어봐야 할,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정보가 됐다. 메이커 동향 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 스탁키스트들의 흐름을 주시하고 이들과 어떤 방식으로든 커넥션 혹은 연결고리를 갖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의 옵션이 아니란 의미이기도 하다. 신경써야 할 것이 하나 더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 이야기는 이쯤에서 일단락하고 국내 시장의 이야기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보자. 예외는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대다수의 스테인리스 업계의 매출과 이익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인 호조세를 누렸다. 그러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좀 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었던데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 장기적 안목의 대응 필요

가격상승 국면에서 전반적으로 시장의 파이가 어느 정도 늘었을 것이고 특히 몇년간 지속된 가격하락세로 인해 재고를 극도로 줄여왔던 업체들이 재고재비축에 나서면서 대형 유통상과 메이커 대리점들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났다. 또한 가격상승 국면에서 재고평가 이익의 효과를 누린 업체들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판매 수익은 어땠을까. 여기서 물음표는 시작된다.

가격상승 국면이 공급과잉 시장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모조리 해소할 수 없다. 다만 어느정도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일시적으로 희석될 수는 있다. 사려는 자보다 판매하는 자가 많은 구조는 궁극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이에 업체들은 여전히 파이가 한정된 시장에서 과열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여기서 가격경쟁은 불가피한 지점이다. 이것이 꾸준히 시장파이가 늘었다고 해도 좀처럼 체감을 느끼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하다.

자 그렇다면 이제 업계는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 것일까. 그동안 주력해왔던 제품 중심의 판매만으로는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늘어가고 있다. 임가공 비중을 늘리거나 표면재, 이형재와 파이프 혹은 탄소강 등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해왔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사실상 빠른 시일 내에 사업 다각화 혹은 업종전환을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테인리스 시장이 단순히 니켈가격의 상승지속과 수요회복 만으로 이전의 영광을 재현할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 시장 구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구조조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것이 제조업체 간이건 유통업체 간이건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업체들이 단순히 당장의 매출과 판매량에 급급하거나 현재 상황에 안주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새로운 생존전략을 준비해야하는 순간임은 분명하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일단 현재 시장의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타 경쟁업체들의 분석 등을 통해 타산지석 삼을 수 있는 부분을 보다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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