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 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밀들을 중심으로 실로 오랜만에 가격인상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가격이 밀들의 바람대로 인상훈풍을 타고 오래 지속될 것이란 시중의 기대감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LME 니켈가격은 톤당 8,400달러대 수준에서 약보합장을 보이고 있다.

유통시장의 거래가격은 304 냉연제품을 기준으로 1년 사이 약 18% 정도 하락세를 보였다. 사실상 매달 유례없는 최저가격대가 경신되고 있다고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단순히 이런 모습은 니켈가격의 약세와 연관 수요산업의 부진만으로는 설명되기 부족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결국 여전히 공급과잉이 만들어낸 예정된 수순이라는 생각이다. 가격하락 국면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입재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해외 시장 특히 중국시장 역시 공급과잉의 대참사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유럽 AD에 걸린 중국산 제품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근거리 지역으로 유입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으며, 향후 미국마저 중국산 AD가 최종 판정되면 그 부담감은 고스란히 한국의 몫이 될 가능성 또한 큰 상황이다.

사실상 수입재 물량의 증감여부와 상관없이 현재 스테인리스 유통시장에서의 가격하락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내수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에 따른 업체간 출혈경쟁인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했던 최근 내수 스테인리스 수요의 증감율은 높지 않은 가운데 메이커들의 공급량 증가와 함께 수입재 공급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유통업체들의 숫자 역시 큰 변화는 없었다. 판매가격을 놓고 업체별로 판매량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이 무한반복되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비슷한 시장에서 뺏고 뺏기는 전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불행히도 이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의 업체들이 수익성을 지켜면서 판매량을 줄이는 전략보다는 매출이나 외형을 유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지키는 전략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할 수 있는 점은 내수 시장의 재고가 일부 사이즈들을 중심으로 넉넉하지 않다는 지점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단 수요회복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현재 스테인리스 시장에서 공급차질에 따른 가격상승은 말 그래로 이상향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상승의 훈풍이 이어지려면 메이커들의 공급량 조절이 절대적이다. 단기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수입량 감소와 재고의 타이트함 만으로는 유통시장까지 가격이 함께 올라가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많이 팔면서 비싸게 받고 싶은 마음은 메이커 뿐만 아니라 바닥시장까지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급량 조절과 수입재 대응에 대한 일관된 전략 없이는 지난해 6월 출하가격을 인상했다가 인상분을 전가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가격하락으로 이어졌던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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