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 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일년 내내 이어진 가격하락장으로 올해 스테인리스 업계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연관 수요산업이 동반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특히 유통업계의 경우는 일년 내내 판매경쟁으로 인한 출혈적인 가격인하에 시달리기도 했다.

관련업계는 올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일년 내내 가격이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판매량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포스코 스테인리스 코일센터들의 경우 올해 연간 판매량은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이런 현상은 타 유통대리점이나 일부 수입업체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긴 하지만 시황이 일년 내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몇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포스코 코일센터들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올해 포스코의 적극적인 수입대응 정책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300계 범용강종의 업체별 가격대응과 함께 올해 들어 316과 430 강종에 대한 적극적인 가격대응과 표면연마재 판매확대 정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입재와의 가격차를 최대한 좁히면서 포스코 제품의 시장점유율 증대로 이어지게 된 것.

또한 올해 들어 포스코가 코일센터들에 대해 가격대응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원 정책 등을 적용시키기 시작하면서 포스코와 코일센터들의 관계가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응집력이나 밀착력이 높아졌던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메이커 인하우스 유통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입업계의 경우 올해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년을 놓고 봤을 때 중간중간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구간들이 존재하긴 했지만 원달러 환율의 상대적인 강세장과 변동성이 높아진데다가,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메이커들의 적극적인 가격대응이 다방면으로 이뤄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 수입업체들의 경우 판매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중소 혹은 개인 오퍼상의 경우 판매량은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간 수입량은 다시 살펴봐야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니켈과 환율 그리고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수입량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거나 감소할 수밖에 없었던 시황이 일년 내내 지속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기존의 수입상사들이나 중간 무역상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위축됐던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내년에도 국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집중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1차 가공업체인 코일센터와 실수요 고객사들과 동반성장이 가능하도록 소재개발부터 가공기술, 제품 사용까지 토탈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제공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으로도 스테인리스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현재와 같은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최근 포스코의 정책방향은 향후 국내 유통업계와 수입업체들의 구도와 지형을 바꿀 수 있는 키를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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