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 스틸데일리 손연오 기자
올해 스테인리스 시장은 단 한번도 가격인상이 적용된 경험을 갖지 못했다. 사실상 1년을 놓고 봤을 때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 니켈가격의 하락과 맞물려 등락이 일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끌려 내려간 가격을 끌어올리거나 유지할 수 있는 묘책은 어느 누구도 갖지 못했다.

메이커들이 선제적으로 나서 가격을 지키기도 어려운 판이 굳어져갔고, 시장의 구조적 모순들이 마땅한 해결책도 없이 오랜기간 누적되면서 시장의 피로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더 이상 변화무쌍한 가격변동 폭도 없고 지속적인 약세장 속에서 시장의 활기는 사라졌다.

올해 들어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니켈가격은 1만 달러대가 무너졌었고. 몰리브덴 가격도 1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300계 스테인리스 가격 역시 동반 하락하며 6년 여만에 가격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처음에 받았던 자극과 다음에 다가오는 자극의 세기 간의 차이가 일정 비율 이상이 되어야만 그 자극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베버의 법칙이다. 현재 스테인리스 시장은 가격에 대한 감각이 마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는 인하에 대한 요구와 판매경쟁에 따른 가격하락이 수십개월째 진행 중이다.

여기에 어느 하나 뚜렷하게 잘 나가는 업체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는 업체들만 늘어가고 있을 뿐이다. 유통업체들의 구조조정설이 한때 시장을 시끌시끌하게 하기도 했지만 이내 제자리 걸음이다.

기본적인 구조가 뒤집히거나 새로운 판으로 재편이 되어야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밑으로부터의 즉 유통시장에서의 자생적인 구조조정은 지루하고 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시장에서 감각이 다시 깨어나려면 메이커로부터 시작되는 구조조정이 시발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스테인리스 시장의 구조적 모순이 여기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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