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 스틸데일리 유재혁 기자
얼마전 다소 당황스러운 뉴스 기사를 접했다. 방향성 전기강판에 대해 중국이 일본과 EU, 그리고 우리나라로부터 수입되는 물량에 대해 반덤핑 제소가 이뤄졌고 중국 상무부의 조사가 진행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반덤핑 제소는 중국내 방향성전기강판 제조업체인 우한강철과 바오스틸의 제소에 의한 것으로 조사대상기간은 2014년 1월부터 12월말까지로 관련 반덤핑 조례에 따라 중국내 산업피해 여부와 피해 정도를 조사하게 된다.

조사대상 기간인 2014년 중국의 전체 방향성 전기강판 수입량은 10만7,000톤, 이 가운데 일본은 5만7,000톤으로 60%를 차지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포스코는 이 기간 동안 중국으로 2만5,482톤을 수출해 23%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기자가 당황했던 점은 방향성전기강판의 경우 글로벌 공급 부족 제품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정부가 나서 국영기업의 국가 전력망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어 송전 및 변전망의 정비가 계속되는 등 중국의 생산량만으로 이 같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반덤핑제소가 이뤄지고 자국내 산업 보호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냉연도금판재류 제품의 국내 상황은 어떤가? 저가 수입재의 유입이 지속된 것은 물론 국내 유통 및 가공시장에서 비중을 확대시켜왔다. 결국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해 내수와 수입이 포함된 국내 총수요의 15~40%를 수입재가 차지했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히 컬러강판의 경우 국내 총수요의 40%를 수입재가 담당했으며 이 수입재의 98~99%가 중국산일 정도로 국내 냉연도금판재류 시장에서 중국산의 사용비중과 영향력은 상당히 확대된 상황이다. 낮은 가격으로 인해 유통시장 거래 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판매량 감소 및 수익 저하 등 부작용 역시 커진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국내 주요 냉연도금판재류 업체들의 제품 판매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게 된 것도 어쩌면 이 같은 내수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상실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란 주장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건설을 비롯해 국내 주요 철강 수요업체들의 지속되는 납품단가 인하요구가 결국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수입 원자재를 사용해 철강재를 가공‧납품하는 결과로 연결된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내업체들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수입재 가격이 낮은 것은 맞지만 수출 가격을 생각할 때 일정 수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업체들이 높은 내수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팔 곳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조건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제재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철강재 공급 과잉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중국이, 그것도 자국내 공급이 부족한 제품에 대해 이렇듯 적극적인 무역제재에 나설 정도로 철강에 대한 자국산업 보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냉연도금판재류 업계 역시 국내뿐만 아니라 거래 대상국의 제재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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