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정예찬 기자
▲ 스틸데일리 정예찬 기자
공사 현장에서 단관비계와 관련된 공사 현장 근로자들의 사건∙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울산 동구 소재의 체육관 신축 현장에서 단관비계 해체 작업 중, 비계가 무너져 근로자 7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4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떨어짐에 의한 재해자 수(14,104명)는 전체 재해자 수(83,231명)의 17%에 이르고, 떨어짐에 의한 사망자 수는 전체 재해 사망자 992명 중 363명으로 1/3을 넘는 수준이다. 떨어짐 사고의 대부분은 비계관련 작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비계관련 작업 중 떨어짐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면 산업재해의 상당수가 감소할 것이다.

떨어짐 방지하고 근로자의 안정을 위해 등장한 것이 시스템 비계다. 시스템 비계는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강관 비계와 달리, 구조계산을 통하여 규격화되어 조립할 수 있도록 제작된 비계로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다. 선진국에서는 시스템비계 사용 비중이 높다. 일부 국가에서는 외부 비계에 대해 작업발판이 확보된 시스템비계를 설치를 의무화하여 근로자의 떨어짐 재해 예방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한국에서도 보일러용 시스템비계 개발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 2012년 보령화력발전소 내 비계 붕괴 사고로 현장 인부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 노동부는 현장에서 사용된 아일랜드산 시스템 비계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한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임을 밝혀냈다. 이에 5개 발전사들은 국내 안전인증 규정에 적합하고 안전성이 우수한 보일러 전용 국산 시스템 비계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최종적으로 총 사업비 15억7000만 원을 들여 담당 수행기관으로 가설협회를 선정했다.

국내 인증 규정에 맞는 안전한 비계를 만들어 작업자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표준화 및 상용화 기술 확보로 해외 수출도 지원하기 위함이었으나, 가설협회에서는 이미 연구비 일부를 횡령해 소진했다. 결국 국산 시스템 비계의 개발은 또다시 미뤄졌다.

한편, 일반 건설 현장에서의 시스템 비계는 이미 보급되었으나 공사비 증가 등의 이유로 도입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가설구조물은 공사기간 중에는 필수적인 구조물이다. 하지만 공사가 완성되면 해체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소홀이 하는 경향이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실제로 수년의 징역형이 선고되는 일은 거의 없고,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공사 비용 절감이 우선시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스템비계 도입이 건설 안전 선진국으로 가는 출발점이다. 적어도 안전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더 이상 안전 의식의 부재로 인한 산업재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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